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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Dec 13. 2023

미네랄을 딱 한 가지만 챙긴다면

루틴으로 갓생 살기 - 영양제 각론 (10) 마그네슘

챙겨야 하는 미네랄


의견이 갈리지만, 인체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필수 미네랄은 대략 15가지 정도 된다. 영양제에 흔히 들어 있는 칼슘, 철분, 마그네슘, 아연을 우선 떠올리겠지만, 우리 몸이 훨씬 더 간절히 바라는 것들은 나트륨(소듐)과 칼륨(포타슘)이다. 


나트륨과 칼륨은 세포 내 대사의 핵심인 나트륨-칼륨 펌프에 필요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없으면 죽는 물질이다. 그렇게 중요한 물질이라서, 우리가 먹는 음식에 매우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그래서 영양제로 섭취할 필요가 없을 뿐이다. 나트륨은 많은 전문가들이 하루 섭취량을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물질이니 영양제에 넣는 일이 없지만, 칼륨은 사람들이 채소를 잘 안 먹으니 가끔 영양제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고칼륨혈증이란 것이 존재한다. 핏속에 칼륨이 너무 많은 것인데,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최신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칼륨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정도가 되려면 신장 기능이 거의 상실된 경우라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신장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영양제는 물론 칼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명성이 높은 채소들을 멀리할 필요가 없다.


사진: Unsplash의Julia Zolotova


나트륨과 칼륨처럼, 많은 미네랄은 우리 몸에서 짝을 이루어 활동한다. 마그네슘과 칼슘은 한 세트로 세포 간 의사소통에 사용된다. 예컨대 칼슘은 근육을 수축시키는 반면, 마그네슘은 이완시킨다. 


그러나 뼈조직에 칼슘이 많이 필요한 것처럼, 서로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부분도 있으므로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칼슘과 마그네슘의 양은 다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2:1의 비율로 칼슘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세 의견이었고, 그래서 영양제도 칼슘과 마그네슘이 2:1 비율로 배합된 것들이 많다. 


그러나 대체로 우리는 마그네슘이 부족하지 칼슘이 부족하지는 않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는 경우는 드물다.) 칼륨이 부족하고 나트륨은 넘치는 상황과 유사하다. 그래서 요즘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1:1로 복합되어 있는 제품도 많고, 아예 마그네슘만 따로 나와 있는 제품도 많다.


아연과 구리도 마찬가지다. 아연과 구리의 비율은 대략 13:1 정도가 적절하다고 알려져 있다.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커플에게도 불균형이 존재한다. 우리는 대체로 아연이 부족하지 구리가 부족한 경우는 별로 없다. 따라서 구리를 굳이 챙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예컨대 아토피성 피부염 개선을 위해 다소 높은 양의 아연을 섭취할 경우, 구리가 결핍될 수 있어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


상황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내 몸을 가지고 임상 시험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모르는 게 마음 편하고 아는 게 병일 수도 있지만, 이미 어느 정도 아는 상황까지 왔다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더 배우고 더 아는 수밖에 없다.



마그네슘


마그네슘은 단백질 합성, 근육 및 신경 기능, 혈당 조절, 혈압 조절 등 신체의 다양한 생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300개 이상의 효소 시스템에 관여하는 보조 인자다. 에너지 생산에도 필요하고, DNA, RNA는 물론 요즘 시장에서 잘 나가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 합성에도 필요하다.


더 친근한 방식으로 설명하면, 마그네슘은 염증을 개선하고 잠의 질을 높여주며, 전반적으로 긴장을 줄여준다. 즉,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한다. 


잎채소 종류라면 대개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씨앗 종류와 견과류에도 풍부한데, 호박씨, 치아씨, 아몬드가 3대장이다. 


사진: Unsplash의Tetiana Bykovets


마그네슘은 재사용을 위해 신장에서 신중하게 걸러내는 미네랄 중 하나라서 결핍이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마그네슘 결핍은 널려 있는데, 또다시 범인은 인슐린 저항성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거나 아예 당뇨병이 있는 경우, 신장은 마그네슘 배출을 막지 못한다. 


셀리악병과 크론병을 포함한 글루텐 민감성, 만성 알코올 중독, 그리고 고령 역시 마그네슘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마그네슘 결핍이 악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 2형 당뇨병, 골다공증, 편두통 등 4가지를 꼽고 있다. 


당뇨병의 경우, 마그네슘 하루 섭취량이 100mg 증가하면 당뇨병 위험이 15%나 낮아진다는 코호트 연구 결과가 있다. 식품을 통한 마그네슘 섭취량과 당뇨병 유병률 사이에서 음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메타 연구도 있다. 다만, 임상 시험 결과는 몇 건에 불과하며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이중 맹검 임상 시험도 증거력은 메타  연구에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임상 시험은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게 보통이다. 나라면 메타 연구 쪽을 믿을 것 같다.


여기까지가 학계에서 합의하는 내용이다. 심지어 미국 당뇨병 학회는 혈당 조절이나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마그네슘을 섭취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그네슘 부족의 진짜 심각한 결과는 고칼슘혈증(hypercalcemia)이다. 마그네슘과 칼슘은 서로 경쟁 관계에 있다. 그런데 칼슘 보충제는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 용도로 오랫동안 처방되어 왔다. 그것도 모자라 아무 음식에나 칼슘을 더해 프리미엄 상품이라고 판다.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에서 시작했지만, 요즘에는 사탕이나 과자에도 들어간다. 고칼슘혈증과 관상동맥 석회화 사이의 연관성을 아직 학계가 인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그림이다. 그래서 나는 마그네슘, 비타민 D3, 비타민 K2는 챙겨 먹고 칼슘 보충제는 피해기로 했다.


마그네슘 하루 권장 섭취량(RDA)은 400~420mg인데, 하루 섭취 상한(UL)은 350mg이다. 이는 RDA와 UL의 설정 방식이 달라서다. RDA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양을 포함하지만, UL은 보충제와 치료 약물에 한해서 계산하기 때문이다. 신장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필요 이상의 마그네슘이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별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쓸데없이 신장에 무리를 줄 필요는 없다.


마그네슘 보충제는 다양한 형태로 판매된다. 가장 저렴한 것은 산화마그네슘인데, 부작용이 설사라고 되어 있다. 마그네슘 과다 증상의 대표적인 것이 설사다. 그런데 산화마그네슘은 흡수율이 4%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가 모두 배출되어야 하니 저런 상황이 발생한다. 사실, 산화마그네슘의 "부작용"이 설사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웃기는 일이다. 산화마그네슘은 변비약으로 처방되고 있으니 말이다.


https://www.natureword.com/magnesium-oxide-vs-magnesium-citrate/


변비가 있다면 산화마그네슘도 좋겠지만, 마그네슘 섭취 자체가 목적이라면 구연산 마그네슘, 비스글리신산(bisglycinate) 마그네슘 등 다른 형태의 마그네슘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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