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둔필승총 240106

by 히말

김규삼, <비질란테>

<격기3반> 이후로 이렇게 쿠키를 구워 바치는 웹툰은 처음이다. 드라마도 수작이지만, 원작이 더 훌륭하다.

-- "난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도 두렵지 않다. 날 위해 진짜로 슬퍼하고 기뻐해줄 사람은 없기 때문에, 난 내가 믿는 대로 산다." (66화 중, 김지용 독백)


56c07f84-345a-4d3d-ba89-87d6857cc1f6.jpeg 만찢남을 넘어, 만화보다 더 잘생긴 남주 역의 남주혁



손기철, <실내식물 사람을 살린다>

아무튼 나는 귀가 얇아서 문제다. 이 책 보고 곧바로 쿠팡에서 아레카 야자 주문함 ㅋㅋ



마이 티 응웬 킴,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 한 줌을 얻기 위해 썰렁한 유머와 형편 없는 비유를 한 트럭 견뎌야 한다. 깊이 있는 내용은 없지만 쉬운 해설이다. 수용체 주차장 비유는 훌륭했으나, 나머지는 으하하! 그리고 뻘소리(일기)가 너무 많다. 내가 지금 과학책을 읽는 건지 일상물 에세이를 읽는 건지 헷갈리는 수준이다.

- 치약의 불소는 법랑질의 하이록시아파타이트를 플루오라파타이트로 바꾼다. (OH-가 F-로 대체된다.) 원래의 재질이 다른 걸로 바뀌니 불안해 보이지만, 상어 이빨은 거의 다 플루오라파타이트다. 안심하자.

- 노트북은 늘 전기를 꽂아 사용하고, 핸드폰은 가능한 한 자주 충전하라. 그리고 외출 중에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으면,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두기보다 핸드폰을 꺼두는 편이 낫다. (124쪽)

- 테오브로민도 아데노신 수용체에 결합한다. 하지만 카페인처럼 아데노신을 쫓아 내고 결합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테오브로민 때문에 잠 못 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초콜릿에는 카페인도 들어 있잖소!)

- 개와는 달리, 고양이에게는 초콜릿이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 대개의 포유동물과 달리, 고양이에게는 단맛 수용체가 없다! (고양이의 고고함이 이것 때문이었군.)

- 탄수화물을 먹으면 뱃속에서 에탄올로 발효되는 '자동 발효 증후군'이라는 병이 있다. 2009년, 혈중 알코올 농도 0.37%로 응급실에 실려온 이 남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의사들은 실험을 했다. 설탕물과 간식을 먹고 반나절이 지나자, 이 사람은 의사들 앞에서 만취 상태가 되었다. 이 사람은 수술 후 항생체 치료를 받다가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 항산화 물질은 효소(단백질)의 접힘 구조를 무너뜨려 산화를 막는다. (단백질 접힘 방해라니, 이거 위험하지 않나? 변성 프리온 되는 거 아냐? ㅋㅋㅋ)

- ATP에서 인산기를 전부(3개) 떼면 아데노신이 된다. ATP의 풀 네임은 아데노신3인산이다.



조정래, <아리랑>

역시 대하소설 대가.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는 재미. <태백산맥>에 비해 더 많은 인물이 나오고, 그래서 각 인물의 이야기가 서술되는 간격이 멀어 더 헷갈린다.

분노를 야기하는 역사를 자꾸 떠올리게 된다는 점은 각오해야 한다. <태백산맥>의 메인 빌런, 만생이가 여기에도 등장한다.

김원봉이 멋지게 나오는데 왜 안 떴을까? (책을 안 읽으니까.)

-- " 거기 국밥 만큼 싸고 배 부른 게 어딨나." (8권 31. 원인과 결과 중)



<책에 미친 바보>

본격, 이덕무 디스하는 책. 제목에서 눈치 챘어야 했다.



<가네코 후미코 옥중 수기>

이런 삶을 강요당하고, 범죄자가 아닌 혁명가가 된 그녀를 존경한다.



다카하시 겐이치로,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야구 책인가 하고 집었다가 된통 당했다. 소설가 성석제가 절찬했다고 하는데, 그의 <어처구니>와 비슷한 느낌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중에 좋아하는 것은 보르헤스와 커트 보네것 정도뿐이다. 커트 보네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이건 뭐 <미국에서의 송어 낚시>를 읽는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고역이다. 게다가 제1회 미시마 유키오 상 수상작이라니, 하하하. 중도 포기했다. 중도 포기한 책에 대해 메모 남기는 것도 처음인 듯.



마사키 도시카,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너는 그날 무엇을 했는가>의 그 작가다. 과연 스토리의 흡인력이 대단하다. 사람들의 삶이 서로 엮이는 전개가 조금 억지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삶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다만 누가 봐도 억지스러운 미쓰야는 좀...)


9791198226228.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024년 1월 첫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