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롭고 난감하다
인공지능이 작곡을 (잘) 한다는 사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러려면 코딩도 좀 해야 되고, 이런저런 잡일들도 해야 한다.
인간이 곡을 쓰려고 해도, 가사 쓰고, 멜로디 잡고, 녹음하고, 효과 넣고, 짜집기(편곡) 등등 할 일이 많다.
그런데...
그냥 내가 뭘 원하는지만 말해주면 그만이다.
"신나는 K-POP 댄스곡"
"Bach's new interpretation of Te Deum"
"a heartfelt blues song about missing you at Christmas"
"Alec Benjamin's new song about being an MZ gen"
이렇게 그냥 아무 말이나 쓰면 곡을 만들어준다.
그런데 퀄리티가 심상치 않다.
https://app.suno.ai/song/9fe0b31d-e3b7-4ce2-80ba-2ad3974c6c2c
이건 애초에'lonely christmas'라는 제목만 던져 주고 만들어진 리프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어서 작곡하기" 기능으로 이어 붙이기를 해본 결과다.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무료 버전으로 하다 보니 한계가 좀 있다.
Te Deum을 바흐의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해 보라고 하니 이런 결과를 던져준다.
https://app.suno.ai/song/4c900f2f-81ff-44d3-9d14-8d413877ce61
무료 버전이라, 곡이 중간에 끊겨 있고, 음질도 왠지 더 구린 것 같고, 그렇다.
유료 버전도 한 달에 10불 정도라 사실 부담이 없다.
유료 버전으로 만들면 이런 퀄리티가 가능하다.
https://app.suno.ai/song/8f510ce8-cd14-4a6c-9d23-e85287015b23
그냥 원하는 것이 뭔지 대강 던져주면, 알아서 만들어준다.
가사도 써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중간에 기타 솔로를 넣어달라면 넣어준다.
남들이 만든 곡들도 들어볼 수 있다.
한 가지 인상적인 사례는 "고맙지영"이라는 곡이었다.
스크립트는 "고맙지영"이라는 단어 하나뿐.
AI는 이걸 지영쌤이라는 스승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은 노래로 만들어냈다.
상상력에 한계가 없는 것 같다.
***
이런 종류의 AI는 아직 초창기라 그런지, 미드저니 초기 상황과 흡사하다.
마음에 꼭 드는 그런 스윗스팟을 찾기는 쉽지 않다.
다른 사람들 스크립트 보고 공부를 좀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문제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결될 것이다.
스크립트 공부를 해야 하냐고?
아니,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월드와이드웹) 초창기에는 "정보 검색사"라는 자격증이 있었다.
지금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묘한 이야기" 새 시리즈인가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AI로 심심할 새가 없는 세상이다.
경이롭고 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