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월 셋째 주

3/17~23

by 히말

1.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0원으로 사는 삶

킬러 안데르스의 그의 친구 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3인칭 관찰자 시점


***


이번 주의 책은 (속도를 조절하여 계획했던 대로)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다.

소위 그의 3부작이라 불리는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와 비교하여도, 이 책이 단연 더 좋았다.

앞의 두 책은 한 문단, 아니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책이다.

반면, 이 책에서 하라리는 그냥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그래서 생각 깊고 박학다식한 사람과 이런저런 주제에 관해 듣는 즐거운 시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절반, 특히 초반부에서 나는 그의 풍부한 상상력과 사고의 깊이에 감탄했다.

그러나 이 책 역시 유발 하라리의 책이고, 게다가 <3부작>이라 불리는 책의 마무리 아닌가.

이 책 역시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결론을 가지고 있다.

그 결론까지 이르는 과정, 그리고 그 결론에 대한 저자의 확실한 믿음이 놀랍다.


아마 이 책이 내게 올해의 책이 되지 않을까.

더 좋은 책을 만난다면 그건 또 엄청한 행운이니, 즐거운 일이다.


***

XL (3).jpg


김승섭 교수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역시 꽤 좋았다.

다만, 저자의 전작들과 달리 이 책에는 이런저런 사람들과의 대담이 많이 실려 있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마음이 이미 맞는 사람들과의 대담이라서 그런지, 설명과 설득은 사라지고 정해진 결론을 반복한다.

그의 섬세한 문체는 사라지고, 서로 호응하며 구호를 외치는 느낌이었다.


***


<0원으로 사는 삶>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흔한 미니멀리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0원"으로 사는 삶이다.



2. 굴 피자


알리익스프레스 앱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굴이 싼 것 같아서 샀다.

지난 번 이마트에서 새우가 싸서 왕창 사고 보니 손질 안 한 새우라서 난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껍질 제거한 굴이라는 걸 두번 세번 확인하고 결제 버튼을 눌렀다.


한국에서 오는 거라 금방 도착한다.

그런데 1kg이 생각보다 많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늘상 해먹는 노밀가루 피자에 토핑으로 얹어 보았다.


20240322_184028.jpg


굴전 아니다. 굴 토핑 피자다.

블랙 올리브도 넣었고, 할라피뇨도 넣었다.

무엇보다 피자 치즈를 듬뿍 얹지 않았나.


성급하지만, 오늘의 결론.

굴은 싱싱할 때 생굴로 먹자.

간장+식초+다진마늘 소스가 환상 조합이다.

(에스프레소 컵을 어디에 쓰나 했는데, 소스 서빙하기에 딱 좋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둔필승총 24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