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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째 주

4/28~5/4

by 히말

1. 책


츠루카메 조산원

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지리의 힘


***


츠루카메 조산원... 이렇게 상상력 결핍 노잼 스토리가 <츠바키 문구점>의 그 작가라니, 놀랐다.

지리의 힘은 그럭저럭 재미있었지만, 지리를 중심으로 설명하겠다는 저자의 약속이 지켜진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주에는 <전쟁과 평화의 역사>가 제일 괜찮았다.

작명 센스 구린 이 시리즈는 대개 내용도 허접해서 멀리하는 게 좋은데, 어쩌다 또 집었고, 이번에는 괜찮았다.


역사를 사건 중심이 아닌 본질 중심으로 이야기한 점도 아주 좋았지만,

책 초입에 나오는 전쟁과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가 대단히 흥미로웠다.

게다가 이 사람, 독일인인데, 지금까지 내가 만난 것들 중에 가장 신랄한 나치 독일 비판을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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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게임패스


게임패스 얼티밋을 구매한지 이제 석 달이 돼간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해봐도 재미가 없어 괜히 1년짜리를 끊었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다가 slay the spire만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이러려면 그냥 이 겜을 사지, 하는 생각도 했다.


얼티밋으로 구매한 이유는 클라우드 게이밍 때문이다.

클라우드에서 구동하고, 내게는 이미지와 사운드만 보내주는 거니까, 똥컴에서도 고사양 게임이 돌아간다.

...라는 것이 이론이다.


실제로는 랙이 장난 아니다.

그냥 똥컴에서 돌려도 돌아가는 slay the spire 같은 게 랙이 걸려서 화면이 걸레가 된다.

무슨 카드이지 보이지도 않는단 말이다.

가끔 대기열에 걸려 몇 분 멈춰 있으면, 대체 돈 받고 이게 뭐 하는 집단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 그렇지. MS잖아. 원래 그런 놈들인걸.

하는 생각에 헛웃음을 웃고 만다.


석 달 동안 게임패스를 써 본 소감을 말하자면,

한마디로 "찍먹에 최고"다.

Requiem이나 Fallout 76은 취향이 아니라서 클라우드가 아니었다면 해볼 생각조차 안 했을 것이다.

그런 게임들을 잠깐이라도 돌려보면서, "오~ 그래픽 죽이는데?" 하는 소감을 말할 정도는 된다.


Requiem은 상을 여러 개 받은 감동 스토리라고 해서 플레이를 좀 했는데, 결국 잠입 액션 게임이다.

허구헌날 죽어서 다시 하려니 감동을 느낄 겨를이 없다.

Fallout 76은 RPG이기도 하지만 본질은 1인칭 FPS다.

내가 제일 거부하는 장르다.

이게 카드겜이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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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slay the spire만 줄창 하다가, 요즘은 dead cells에 시간 낭비 중이다.

둘 다 클라우드로 할 이유가 없어 내 컴에 깔아서 하는 중이고, 결국 얼티밋으로 결제한 이유가 별로 없게 되었다. (그냥 두 게임을 샀다면 더 싸게 먹혔을 것이다.)


그래도 가끔 찍먹하는 재미가 있으니 돈 낭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문명 하다가 새벽에 해 뜨는 걸 보면서 오늘 밤도 시간 낭비 장대하게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던 기억이 되돌아 온다.

역시 게임은 시간 낭비다.

그런데 그 시간 아껴서 뭐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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