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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필승총 240505

by 히말

<츠루카메 조산원>

빈약한 상상력. 뻔한 스토리. 동남아인에 대한 편견 가득한 시선.

그런데, 헉! 이게 <츠바키 문구점> 작가의 소설이라고? 레알?



<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작명 센스가 정말 구린 이 시리즈의 책들은 내용도 대개 그렇다. 그런데 이건 괜찮다!


전쟁과 인간의 본성에 관한 저자의 생각도 흥미롭고, 전쟁사 서술 부분도 디테일에 매몰되는 대신 본질에 관한 통찰이 잘 드러난다.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독일인인 저자가 나치 독일에 대한 혐오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독일인이기 전에 인간이다. 따라서 나치 독일이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다. 아주 많은 독일인, 그리고 대다수 일본인이 그렇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저자의 태도를 훌륭하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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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지리적 조건으로 세계 각국의 역사와 상황을 설명하겠다는 야심찬 책. 아쉽게도 지리 이야기는 각 챕터 초입에나 조금 나올 뿐이고 곧 지루한 역사 이야기로 돌입한다. 그래도, 내가 아직 모르는 수많은 나라들의 역사를 기웃거려본 것은 재미있었다. 예컨대 레바논.


중동, 아프리카 국경은 대개 제국주의자들이 지도에 자 대고 마구 그은 것들이다. 그래서 다른 특징으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던 레바논은 산맥 이름이 나라 이름이 되었다.


코로나 1년 전, 미국에서 지낼 때, 동급생 중에 레바논에서 온 친구가 있었다. 이름이 지하드인데, 그 지하드냐고 물으면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며 절대 아니라고 대답하던 친구다. 그런데 아무리 구글링을 해봐도, 지하드는 그 지하드 밖에 없는 것 같은데.


_113821669_mediaitem113821668.jpg 근자에 가장 유명한 레바논 뉴스라면 베이루트 항구 폭발 사건이다 (출처: 로이터)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이건 또 다른 이야기. 세계사 주요 사건이 다 기후 때문이라는 책이다. 흥한 제국들은 마침 기후가 온화해져서, 막장 사건과 망한 제국들은 운 없게도 냉해가 닥쳐서 그렇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책 후반부에 나오는 현재의 기후 위기에 대한 배움을 기대했으나...



<사는 게 뭐라고>

유명한 일본 작가의 수필집. 태평양 전쟁 직후 고생했던 이야기를 하는데, 그 전쟁 왜 일어났는지 혹시 기억 안 나세요? 라고 묻고 싶은 것은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전후에 덴노와 전쟁 책임자들을 단죄하지 못한 일본인들은 벌목에 속하는 군집생물인가?

그런 역사적 맥락, 그리고 짙게 나오는 왜색을 제하면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이다. 그러나, 내가 왜색이라 표현하는 것은 단지 그녀가 사는 문화일 뿐이다. 나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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