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25
1. 책
토와의 정원
인간의 모든 죽음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비행기 안에서 따로 할 일도 없으니 책을 엄청 읽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실제로는 별로 읽지 못한다.
이번에도 역시나, 마찬가지 결과다.
왕복 28시간 비행기를 타서 대체 뭘 한 걸까.
이번 주 최고는 <인간의 모든 죽음>이다. (이 책이 좀 두껍기는 하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렇게 포괄적으로 다룬 책은 처음이다.
그런 만큼, 주제별로 할당된 분량은 길지 않다.
그러나 내용의 깊이는 충분히 깊다.
예컨대, 임사체험에 관한 내용은 그간 다른 책들이 많이 다룬 이런저런 사례나 특징을 길게 설명하는 대신,
임사체험의 특징, 이에 대한 과학적 설명 방법, 그리고 임사체험이 자꾸 등장하는 이유에 관한 추측 정도로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간다.
의학자의 글인 만큼, 만성병, 감염병, 사고로 인한 죽음 연령대별 죽음 등에 관한 내용이 특히 자세하다.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에서는 "일터에서 죽지 않을 권리" 파트를 추천한다.
다른 부분은 찬반이 충분히 갈릴 이야기들이지만, 이 파트만큼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토와의 정원>은 이미 다른 글에서 다뤘다.
좋았던 만큼 아쉬움도 컸던 소설이다.
2. 워싱턴
오랜만에 워싱턴 DC에 들렀다.
베데스다 출장이었는데, 어차피 공항이 워싱턴 덜레스고, 도착일 오후에 다른 일정이 없어 잠깐 몰에 들렀다.
(시간이 없어 내셔널 갤러리에 못 간게 한이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흠뻑 빠져들었던 드라마 <메시아>의 배경을 다시 보면 감흥이 어떨까,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별 느낌이 없었다.
역시 난 별 감흥이 없는 인간일까.
https://brunch.co.kr/@junatul/534
시차 때문에 너무 피곤했고, 날씨도 더웠다.
졸며 걷는 느낌이었다.
<메시아>에서 링컨 기념관 앞 인공호수 위를 걷는 장면은 드라마 전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예전에 갔을 때는 드라마가 나오기 전이니, 당연히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관광지였을 뿐.
이번에 다시 그 자리에 서보면, 드라마의 감동이 재생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런데, 물이 상당히 얕았다.
이 정도라면, 굽이 좀 높은 하이힐로 충분히 걷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산책은 역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