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계획이 다 있었던 남자, 봉준호
시체 옆에 피는 꽃
또 하나의 전쟁, 문화 전쟁
나는 투명인간이다
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종의 기원
중3 조은비
희망이 죽은 밤에
***
이번 주 최고는 공민철의 <시체 옆에 피는 꽃>이다.
단편이라는 형식 때문이기도 해서, 추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내가 추리소설을 읽는 이유는 드라마 때문이다.
그 드라마가 좋다.
특히 타이틀 단편, <시체 옆에 피는 꽃>이 좋았다.
좋은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정유정의 <종의 기원>도 대단했다.
빠른 호흡으로 이어지는 단문의 연쇄.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
단지, 이런 이야기는 내 취향이 아니다.
정유정 작가의 책으로는 <진이, 지니>가 정말 좋았다.
2. 책을 읽는 이유
책을 읽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아무래도 제일 큰 이유는 유흥, 즉 엔터테인먼트다.
주목적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서 읽다보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하고,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예컨대 나는 <일리아스>를 좋아해서 여러 번 읽었지만,
일리아스에서 바다 색깔을 어떻게 묘사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리아스에서 바다는 계속해서, '포도주처럼 짙은 바다(wine-dark sea)'라고 묘사된다고 한다.
포도주는 보랏빛 아니던가?
이것이 색깔 그 자체가 아니라 색의 농도를 나타낸 표현이라는 의견을 제기한 학자가 있었다.
우리의 인식은 우리의 생각에, 생각은 어휘에 제한된다.
색조에 대한 표현이 풍부하지 않았던 고대 인류에게 세계는 grey scale이었다는 의견이다.
놀랍지 않은가.
단지 새로운 단편 지식이 아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또 하나의 생각이다.
3. 미니멀리즘
이번 주에 새로 생긴 물건 - leather valet tray
이번 주에 떠나보낸 물건 - 보드게임 2개
Puerto Rico, 그리고 정말 재미있게 했던 Alhambra가 당근을 통해 새 주인을 찾아갔다.
보드게임은 정말 예쁜 쓰레기의 정의에 딱 부합하는 물건이자,
소유욕을 미친듯이 자극하는 물건 카테고리다.
그러나 착각하지 말자.
이 게임들을 플레이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