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철, <시체 옆에 피는 꽃>
추리 소설이라기보다는 드라마라는 서평에 공감한다. 그런데 난 그게 더 좋다. 내가 추리 소설을 읽는 이유는 사건이 밝혀지면서 함께 드러나는 드라마 때문이다. 타이틀 단편인 '시체 옆에 피는 꽃'이 최고이며, '꽃이 피는 순간', '4월의 자살 동맹', '사랑의 안식처', '엄마들' 등 거의 모든 작품이 좋다. 당분간 공민철 작가의 책을 찾아 읽게 될 듯.
정유정, <종의 기원>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말 그대로 페이지 터너다. 짧은 문장의 쉼 없는 러시. 역시 정유정 작가의 필력이란. 그런데 엔딩이...
아마네 료, <희망이 죽은 밤에>
위에서는 추리소설의 탈을 쓴 드라마도 좋다고 말했지만, 이 책의 경우 추리소설의 탈이 거슬린다. 역시 나는 모순덩어리다. 그냥 드라마로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특히 여자 형사 캐릭터는... 할 말이 없다. 주변 사람들이 독특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독특한 캐릭터가 되는 것이 아니다. 독특한 모습을 그릴 수 없다면 포기해야지.
일본의 생활보호 제도에 대해서 접하게 되는 것이 이 책으로 두 번째다. 제도 자체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는 부양가족 체크를 폐지하고 있는데, 일본은 없던 것을 새로 만들고 있다)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치 그 자체를 반영하는 것 같다.
문병욱, <가셰 기도원>
충격적인 결말로 정신이 멍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