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광주대교구청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천주교광주대구교청'에 다녀왔다.
성당은 눈요기하기에 좋고,
부설 박물관도 있다고 지도에 나와 있어서다.
입구에 재미있는 안내문이 있다.
넓은 마당에 아기예수 조형물이 있어 사진을 찍었다.
동방박사 세 명은 멀리에서 찾아가는 중이다.
성당 안을 구경해도 되는지 물어보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조심히 발을 들여보았다.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
성당에 들어서면 잠깐 앉아 생각에 잠기고 싶어진다.
박물관 1층은 전라남도와 광주의 천주교 역사를 보여준다.
천주교도라는 것을 숨겨야 했던 조선 시대의 유물들.
수기로 쓴 글자가 놀라울 정도로 단정하다.
옛 사람들이 쓴 글자를 읽으면, 오래 전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의 삶,
그 단편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롭다.
전라남도 강진읍,
목포.
외국에서 부친 짐들에 영문으로 적힌 주소들이 정겹다.
박물관 2층은 특별전시실.
2024년 10월부터 조각가 이춘만 특별전이 진행 중이다.
이춘만 선생님은 마당에 있는 <비움의 십자가>를 만든 사람이다.
빈 공간을 십자가 형상으로 구현한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박물관 안에는 프로젝트를 구상한 스케치도 남아 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본 비움의 십자가.
다시 올 일이 있다면, 아마도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성당 예배당의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