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선 경쟁
일단, 지난 글에서 정리했던 월별 후보군은 다음과 같다.
괄호 쳐진 책들은 다시 읽은 책들이므로, 공정한 경쟁을 위해 경쟁에서 제외되었다.
1월 - 녹두장군, 80세의 벽
2월 - 김대중 옥중서신, 세계사를 보는 눈, 마당을 나온 암탉, 네 번의 노크
3월 -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한국 요약 금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0원으로 사는 삶
4월 - (이기적 유전자),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왜요 기후가 어떤데요
5월 - 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토와의 정원
6월 - 밤의 눈, 추리소설 읽는 법, (마션), 그날은 그렇게 왔다, 주주 권리가 없는 나라, 북극 허풍담 1,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1, 크리스마스 잉어
7월 - 청계 산장의 재판, GMO 우리는 날마다 논란을 먹는다, 불합격 인간
8월 - (플랫랜드), 우주를 듣는 소년, 징비록, 중국의 선택
9월 - 시체 옆에 피는 꽃, 종의 기원, 네가 있어서 괜찮아, 김 대리가 죽었대, 메마른 삶
10월 - 다시 역사의 쓸모, 인류의 미래를 묻다, 사라진 모든 열정,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한국사는 없다, 곽재식의 역설 사전
11월 - 젊은 근희의 행진,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소년이 온다, 블루 머더, 소울 케이지, 동물권력, 달팽이
12월 - 이처럼 사소한 것들, 맡겨진 소녀, 위대한 수학문제들, 삶이 흐르는 대로, 나라는 착각, 지연된 정의, 직관 펌프, (어떻게 죽을 것인가), 우아한 거짓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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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월별 우승자들을 추려본다.
1월 - 80세의 벽
2월 - 마당을 나온 암탉
3월 -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4월 -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5월 - 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6월 -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1
7월 - GMO 우리는 날마다 논란을 먹는다
8월 - 중국의 선택
9월 - 네가 있어서 괜찮아
10월 -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11월 - 소년이 온다
12월 - 직관 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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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16강 구성을 위한 4권을 뽑는다.
월별 목록에서 1위를 하지 못한 모든 책들의 무한 경쟁이다.
일단 강력해 보이는 책들을 추려보니, 12권이 되었다.
맡겨진 소녀, 이처럼 사소한 것들, 위대한 수학문제들, 우아한 거짓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동물권력, 곽재식의 역설 사전, 김대리가 죽었대, 그날은 그렇게 왔다, 한국 요약 금지,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둘씩 짝지어 토너먼트를 벌인 결과, 6권이 남는다. (클레어 키건 대 클레어 키건, 애거서 크리스티 대 애거서 크리스티라니. ㅠㅠ)
맡겨진 소녀, 위대한 수학 문제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동물권력, 김대리가 죽었대,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이제 4권을 골라야 한다. 둘씩 다시 토너먼트 진행후, 탈락 3권 중 하나를 올리자.
위대한 수학 문제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탈락 3권 중에서는,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가 올라간다.
그래서,
16강 진출자 4권 - 위대한 수학 문제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과 애거서 크리스티는 한 권씩 올라갔으니 떨어진 책들도 덜 억울하겠지만,
동물권력, 김대리가 죽었대가 떨어지다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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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본선 토너먼트
난수 배당에 의한 16강 토너먼트 대진은 아래와 같다.
8 중국의 선택
16 맡겨진 소녀
4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12 직관 펌프
3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13 위대한 수학 문제들
7 GMO 우리는 날마다 논란을 먹는다
5 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15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9 네가 있어서 괜찮아
11 소년이 온다
1 80세의 벽
6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1
2 마당을 나온 암탉
14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10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B조(카를로 로벨리 대 대니얼 데닛)와 C조(유발 하라리 대 이언 스튜어트)의 대진,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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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맡겨진 소녀
직관 펌프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GMO 우리는 날마다 논란을 먹는다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소년이 온다
마당을 나온 암탉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언 스튜어트가 8강 진출을 못하고 탈락했다.
8강에서는, 마이클 싱어 대 한강이라는 C조 대진이 빡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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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대니얼 데닛, 직관 펌프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마이클 싱어,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8강 C조는 예상대로, 정말 결정하기 힘들었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책과,
마음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진실을 제시하는 책의 대결이라니.
물론, 장르도 다르다.
결국, 마음이 편한 쪽으로 선택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었다.
4강쯤 되면 모든 대진이 빡센 것이 정상이고,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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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vs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헐, 마이클 싱어 2년 연속 결승전 진출.
각설하고,
그래서 2024년 올해의 책은... (두구두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유발 하라리가 드디어 올해의 책을 차지하다니.
아무튼, 이 책은 소위 3부작 중에서도 단연 최고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나름 결론도 내려준다.
물론, 그 결론을 받아들이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이 책의 결론은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와 같다.
결승전에 오른 두 책의 결론이 같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현대인들이 천착하는 근본적 불안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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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올해의 강추 목록
이제, 올해의 강추 목록 10여권을 뽑아보자.
대니얼 데닛, 직관 펌프
한강, 소년이 온다
카를로 로벨리,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이언 스튜어트, 위대한 수학문제들
마이클 싱어,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임하운, 네가 있어서 괜찮아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황선미, 마당을 나온 암탉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남종영, 동물권력
대진표 만들 때 느낌 그대로, 2위 그룹 경쟁을 뚫고 16강에 올라간 4권 전부가 10위권에 들었다.
16강에 들었던 모든 책들, 그리고 2권 무한 경쟁 리그에 진출했던 12권도 모두 좋은 책들이다.
8강까지 갔는데도 10위권에서 탈락한 책 1권은 언제나 존재하는 대진운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 책은 대단히 훌륭한 책이다. 올해 300여 권 중 10위권이 아닐 뿐이다.)
대니얼 데닛, 이언 스튜어트, 카를로 로벨리는 워낙 기대감을 높이는 작가들이다.
책을 집어들었을 때부터, 이미 이 글에 언급될 것이라 기대했던 작가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4년 '올해의 발견'이라 말할 수 있는 작가는 역시,
클레어 키건이다.
(일종의 신인상?)
<맡겨진 소녀>는 이미 영화가 나와 있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도 얼마 전에 영화가 개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외모에서 먹물이 뚝뚝 떨어지는 컬리언 머피가 무학력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 대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앞으로도 클레어 키건의 이름을 본다면 자신있게 집어들게 될 것 같다.
남들은 중학교 때 읽는 애거서 크리스티를 2024년 끝자락에 읽기 시작한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명실상부, 라는 찬사를 바치고 싶다.
괜히 유명한 책들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