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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Jun 24. 2018

신형 우울증, 넌 뭐냐?

[메모] 사이쇼 히로시의 <굿바이, 우울증>

종래의 우울증과는 다른, '신형 우울증'에 관한 책이다. 언제나 활력이 없는 종래의 우울증과는 달리, 신형 우울증은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만 에너지가 없다. 놀 때는 잘 놀다가, 일해야 할 때는 우울해지는 것이다. 주말에는 잘 지내다가, 일요일 오후부터 쳐지면서 괴로워하니, 농땡이로 오해받기 딱 좋은 증상이다.

정형 우울증과 신형 우울증이 크게 다른 또 한 가지 점은 우울증이 심해지는 시간대다. 정형 우울증은 오전에 가장 우울하지만, 신형은 저녁때 가장 우울해진다. 불면증과 식욕 부진을 동반하는 정형 우울증과 달리, 신형 우울증은 수면 과다와 과식을 동반한다.

이쯤 되면 월요병을 앓는 직장인 모두가 신형 우울증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신형 우울증은 우습게 볼 증상이 아니다.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신형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정형 우울증에는 계획적 자살이 보통 나타나지만, 신형 우울증은 충동적 자살이 많다.

다행인 점은, 정형 우울증보다 신형 우울증이 고치기 쉽다는 점이다. 에너지가 더 많기 때문이란다. 이 책의 저자는 <아침형 인간>의 사이쇼 히로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신형 우울증에 대한 처방 제1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다. 저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과 체조(요가)를 하고, 계획을 세우고, 저녁에는 감사일기를 쓰는 패턴을 처방한다.

책에 나온 신형 우울증 체크리스트를 점검해 보았다. 나는 우울증 CES-D 척도에 따르면 우울증이 아니다. 하지만 신형 우울증 점검표에 따르면 나는 경계선에 걸쳐있다. 아침에 명상과 운동을 거른 것이 벌써 몇 달째다. 현재, 그리고 여기를 사는 지혜를 배워야겠다. 요즘 읽은 책들의 결론은 묘하게도 다, 현재-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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