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한 것만으로 훌륭하다
드디어 상장
파이 코인이 2월 20일 상장했다.
휴대폰에서 무료 채굴하는 코인이고,
하드웨어 리소스를 사용하지 않는 코인이라 스캠이라는 의혹이 계속 따라다녔다.
그런데 상장이라니, 감격스럽다.
어떤 유튜버 분을 통해 파이 코인을 알게 되었고,
그분 1명뿐인 레퍼럴 팀으로 지난 2~3년 동안 가끔 클릭하며 채굴해왔다.
이게 현금이 되다니 꿈만 같다.
2월 22일 오전 현재, 개당 80~90센트 정도다.
그런데 이 가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한숨을 푹푹 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와는 달리, 레퍼럴 팀을 열심히 꾸리고 채굴한 사람들이리라.
그러나 애초에 무료이고, 하루에 (잊어버리면 며칠에) 한번 클릭하는 게 다인 채굴이었다.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다.
너무 싸서 불만이라고?
상장 전에 장외에서 개당 수십 달러에 거래되었다고 하는데,
총 10억 개에 달하는 파이 코인이 개당 10달러만 돼도 시총이 100억 달러, 14조 원이 넘는다.
스텔라루멘과 비슷한 시총으로, 약 14~15위권이다.
(스텔라루멘, 많이 컸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사는 건데. 리플에 반기를 들며 시작한 코인이 리플과 함께 가다니, 세상은 참 오묘하다.)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던 100달러였다면 어땠을까?
1000억 달러라면 시총 5위다.
BNB보다 높은 순위이고, BTC, 이더리움, 리플, USDT를 제외하면 가장 큰 시총이라는 얘기다.
이게 과연 현실성 있는 이야기일까?
휴대폰 무료 채굴, 그리고 다단계를 연상시키는 레퍼럴 시스템.
스캠이라는 의혹을 꾸준히 받아왔던 프로젝트다.
상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하다.
개당 1달러 남짓하는 지금 시세도 대단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너무 싼 것일 수도 있다
다음은 지금 시세가 너무 싸다는 주장의 근거들이다.
파이코인은 무려 6년 동안 생태계를 키웠고, ICO의 유혹을 이겨냈다.
창립자들이 돈을 원했다면, 3~4년 전 ICO를 해서 큰돈을 거머쥐었을 것이다.
그들이 돈을 원하지 않는 고매한 사람들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들의 주목적이 돈이었다면, ICO라는 훨씬 쉬운 길이 있었다는 얘기다.
다들 알다시피, 세계 도처에 파이 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가게들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거의 모든 가상화폐가 맨땅에서 시작한 것과 대조적으로,
파이 코인은 일단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파이 코인 채굴에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블록체인에 관한 이해가 부족해서 하는 말이다.
나는 파이코인이 과연 블록체인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자체가 의심스럽지만,
블록체인이라고 반드시 에너지가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파이 코인처럼 중앙화된 경우라면, 거래 속도도 빠르고 에너지도 거의 들지 않는다.
(리플을 생각해보면 된다.)
비트 코인도 처음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으며,
무려 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을 사던 때도 있었다.
숫자 덩어리로 피자라는 현물을 산 구매자에게, 모두가 환호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1조 원에 피자 두 판이라니, 한 판에 5000억 원 짜리 피자다.
나도 여러 ICO에 참여했으며, 디파이도, NFT에도 참여해 보았다. (노드만 안 해봤다.)
대부분은 망했다.
러그풀인 경우도 있었지만, 최선의 노력에도 망한 프로젝트가 더 많았다고 믿는다.
그런 실패 사례를 벤치마크했기에, 파이 코인은 다른 접근법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결과 상장이라는 훌륭한 결과를 이루어냈다.
소결
세상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진실은 양쪽의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
적어도, 스캠은 아니었다.
파이 코인의 가치가 지금의 10배, 100배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가격이야말로 싸게 올라탈 수 있는 기회다.
지금 가격도 과장된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간의 노력(이라고 해야 하루 한번 클릭)이 보상받았다는 사실에 감격하면 그만이다.
사족
2월 23일 오전, 무려 1.2달러 대를 지지하고 있다.
놀랍다.
사족2
별 생각없이 쓴 글이 많이 읽히고 있다.
나는 2016년부터 여러 차례 다양한 코인(은 물론 ICO, 디파이, NFT)에 투자해서 (지금까지는) 전부 망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참고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