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생물학 명강 3>
흥미진진 생물학 공부.
- 잠잘 때는 별로 하는 일이 없어 모든 신경세포가 동기화된다. 이것이 맥박과 동기화되어 뇌파가 크게 나타난다.
- 알츠하이머병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침범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아밀로이드 PET 영상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와 거의 겹치는 것을 발견했다.
- 신경세포 내외 전위차 65mV는 아주 작은 전압이지만, 세포막 두께 30Å, 즉 3nm(나노미터는 10-9m임)를 감안하면 그렇지 않다. 세포 두께를 3cm로 늘리면, 이건 20만 볼트에 해당한다.
- 실험 결과, 인간의 해마에서 하루 평균 700개의 뉴런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계산해보니, 일생 동안 해마의 치아이랑 속의 뉴런은 3분의 1이 바뀐다.
- 실험 결과, 신경줄기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하여 신경망을 만드는 데까지는 약 2주가 걸린다.
- 환상통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 신경 중추는 신체 말단까지 신경이 있다고 가정하는데, 신경을 자르면 잘려진 말단에 덩어리가 생기고, 이 덩어리에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전기 현상이 통증을 일으킨다. 이 말단 신경 덩어리를 제거하면 환상통이 제거되지만, 몇 달 후에는 다시 또 잘린 단면에서 환상통이 재발한다.
- 빛을 이용한 정확한 신경망 조작에는 채널로돕신과 할로로돕신이라는 단백질이 사용된다. 녹조류에서 발견된)채널로돕신-2 단백질은 470nm 파장의 푸른 빛에 반응하여 이온 채널리 열리는데, 이를 통해 Na+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 신경세포의 활동전위를 만든다. 반면, 할로로돕신은 노란색 파장의 빛에 반응하여 Cl- 채널을 열고, 신경세포 내외 전위차를 줄여 OFF 스위치처럼 작동한다.
- 이를 이용해, 쥐의 시냅스에 자극을 주는 동시에 발바닥에 전기 자극을 주었더니, 쥐의 기억을 조작할 수 있었다. 나중에 인위적으로 빛을 쏴주면 공포 기억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 암 유발 세균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하나뿐. (헬리코박터가 단세포라는 거 처음 알았다. 난 기생충인줄.) 암 유발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이 3종. HPV, 앱스타인-바, 그리고 B형 간염.
- 암은 유전 요인보다 환경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북유럽 4만 5000쌍의 일란성 쌍둥이 노인을 대상으로 각종 암의 동시 발생 위험도를 조사한 연구 결과, 유방암은 0.13%, 대장암은 0.11%만이 동시 발생했다.
- 기존에는 발생 단계에서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었을 뿐이지만, 요즘에는 시간적으로 유전자 조작을 하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특정 시기에 약물을 투여하여 유전자가 제거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존 녹아웃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여 조금 더 후천적 병증에 가까운 시뮬이 가능해졌다.
- 히스톤 H3의 아홉 번째 라이신에 메틸기가 붙어 있으면 그 유전자의 기능은 꺼져 있는 상태가 된다(메틸화). 반면, 아세틸기가 붙어 있으면 유전가가 켜져 있는 상태가 된다.
- 히스톤 하나에 감겨 있는 유전정보 단위를 뉴클레오좀, 뉴클레오좀 덩어리를 염색질(chromatin) 또는 염색체(chromosome)라 부른다.
- 염색질이 치밀하면 꺼져 있고, 느슨하면 켜져 있는 상태다. 히스톤 바깥쪽에 느슨하게 나와 있는 N-terminal에 효소 반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메틸(아세틸)화와 더불어 후성 유전학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이 히스톤 변형이다.
- 다윈은 노년에 식물 실험을 많이 했는데, 이를 통해 30cm가 넘는 혀를 가진 나방이 존재함을 예견했고, 나중에 발견된 이 나방의 이름에는 "예견된(predicta)"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토판 모르가니 프레딕타)
- 다윈은 끈끈이주걱에게 이것저것 먹여보았는데, 양뼈는 물론, 동물의 이빨(법랑질까지)도 소화시켰다.
<생물학의 쓸모>
<역사의 쓸모>라는 책이 대히트를 쳤다. 비슷한 제목으로 관심을 끌려는 유혹은 당연하다.
그러나, 생물학이 쓸모가 있을까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할까?
역사는 문학, 철학과 더불어 그런 질문이 넘쳐나는 학문 분야지만, 과학은 대개 그렇지 않다.
더구나 생물학이라면, 교수가 벤처기업 CEO를 겸직하는 일이 빈번한 학과들 중 하나다.
다 좋다. 제목이 어그로를 좀 끌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내용에 비해 잡담이 너무 많다.
요전에 읽은 화학 어쩌구하는 책과 아주 비슷하다.
(물론 그 '책'에 비교하는 건 좀 미안하기는 하다.)
대체 누가 이 사람의 썰렁한 유머에 박수를 쳐주었을까.
<유감스러운 생물, 수컷>
이런 책을 추천하면 욕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내용이 많다.
책의 전반부, 즉 1, 2장에 집중되어 있는데,
성평등 관련하여 우리나라보다 대략 30년 쯤 뒤쳐진 일본에서 나온 책이니 이해하고 넘어가자.
3장부터 등장하는 저자의 재미있고 다소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이, 이 책의 정수다.
요약하면, 수컷은 없어도 된다,
그러나 있는 편이 낫다,
인류가 멸종을 향해 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행동을 바꾸자,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창의적이라고 말했지만, 누구나 술자리에서 할 만한 이야기다.
이런 얘기를 책으로 펴내 공적인 장으로 가져온다는 부분이 창의적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생물학자가 하는 말이니, 무게감도 술자리 농담보다는 더 실리기도 하고.
아무튼, 수컷 없이도 잘 살며 대를 이어나가는 생물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 잊지 말자.
사족이지만, 류츠신의 <삼체>에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긴 동면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미래 사회를 잠깐 구경한 뒤 남자들은 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저기요. 저기, 저기도 남자네."
주인공의 눈에는 죄다 여자로 보인다.
농담 반, 진담 반, 지금 이미 진행 중인 일이다.
중세인이 현대로 시간여행을 했다면, 남자들 어디 있냐고 할 것이다.
- 현대인은 청결 강박증은 일회용품 증가, 곧 쓰레기의 증가로 연결되고,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환경호르몬 중 다수가 에스트로젠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 즉, 여성화를 가속한다. 이는 살충제 등 다른 화학제품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인간뿐 아니라 여러 동물들이 여성화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 윕테일도마뱀의 한 종인 크네미도포루스 유니패런스Cnemidophorus uniparens는, 종 간 교잡에 의해 태어난 새로운 종이다. 수컷 없이, 암컷만 단성생식단위생식으로 번식한다. - 저자는 이것이 인류의 미래라고 말한다.
- 유성생식은 원래 일대사건에 의한 종의 절멸을 방어하기 위한 기제이므로, 위험이 사라진 세계라면 굳이 필요 없다. 유리한 환경에서 무성생식을 하다가 환경이 악화하면 유성생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곤충 등 많은 생물에서 발견된다.
- 다른 생물은 또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어 에너지 순환에 기여하는 반면, 인간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그대로 낭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