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이글먼,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원제는 Incognito. 단순명쾌하다.
게다가 그 유명한 데이비드 이글먼의 책이다.
이런 이상한 제목을 붙여서 자기계발서처럼 보이게 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내용은 재미있다. 역시 이글먼. 잘 만든 다큐처럼 이야기 흐름이 매끄럽고, 어려운 용어를 전혀 쓰지 않으면서 뇌과학을 풀어낸다.
문제점은, 6장에 나오는 어설프고 모호한 정책 제언이다.
몽유병 살인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야기만으로 대개의 독자들을 열받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치료'가 가능한 사람은 갱생, 그렇지 않으면 감금이라는 프레임은 정말 얼척없다.
(게다가, 갱생과 감금의 구체적 내용은 아예 없다.)
뇌과학자가 정책 제언을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말이 아니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다만, 생각은 좀 하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제대로 정리도 되지 않은 생각을 정책으로 제시하려니 횡설수설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도 역시 이글먼.
책 끄트머리에 등장하는 인류 과학의 라디오 비유는 매우 좋았다.
데이비드 이글먼의 책은 앞으로도 반길 것 같다.
라디오 비유는 다음과 같다.
칼라하리 사막 한복판에서 어떤 부시맨이 라디오를 발견한다.
이것저것 건드려 보니, 라디오에서 음악과 사람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 아닌가!
부시맨은 어떻게 조작했을 때 소리가 나오는지에 대해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계속한다.
결국, 그는 라디오 내부의 녹색 전선이 소리의 근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가 전혀 모르는 세계, 즉 전파를 쏘는 방송국에 대해 전혀 모르는 채로, 그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뇌과학은 물론, TOE도 지금 이런 상황일 수 있다.
<벌거벗은 한국사 - 조선편>
초심을 잃으면 어떻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
시리즈 우려먹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냥 어린이 역사 만화 수준이다.
나무한테 미안하지도 않은가?
- 따놓은 당상이라는 표현은 광해군 시절 '오행당상관'에서 나왔다. 오행, 즉 목화토금수를 바쳐 당상관에 임명되던 풍조를 말한다.
- 장옥정은 역사에 기록이 남을 정도로 예뻤다고 한다.
<나태한 완벽주의자>
미룸(procrastination)에 관한 또 하나의 책.
책 초장부터, 게으름의 유형을 8가지로 구별하며 인상적인 스타트를 끊는다.
게으름의 유형(혹은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혼란스러움(“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두려움(“난 할 수 없어.”), 성장 마인드셋이 아닌 고정 마인드셋(“실패하면 안 돼.”), 피로(“너무 피곤해.”), 무관심(“난 전혀 신경 쓰지 않아.”), 자신에 대한 믿음 부족(“나는 그냥 게으른 사람이야. 예전부터 그랬어.”), 이른바 ‘의욕 상실’(“달라질 게 없어.”), 편안함 추구, 혹은 노력보다 편안함을 선호하는 성향(“일단 이 재밌는 거부터 하고, 나중에 해야지.”)등이 대표적이다. (1장)
그런데 이어지는 내용은 지금까지 나온 procrastination에 관한 책 3만 8천 여권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가끔 나오는 허를 찌르는 문장들은 좋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해로운 문화적 습관 중 하나는 오락과 자극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경향이다. 우리는 어쩌면 지루하지 않을 권리가 인간의 기본 권리라고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2장)
<화장품은 한국이 1등입니다>
이 책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제조는 코스맥스/한국콜마에서 최고로 만들어 주고, 유통은 실리콘투가 직매입으로 바로 현금을 입금해 주는데, 저희는 죽어라 마케팅만 하면 돼요!” 어느 인디 브랜드 대표의 말이다. (머리말)
중견 화장품 브랜드 M사의 대표가 저자와 인터뷰 중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 화장품 업체들이 미국이나 일본만큼 정성들여 중국에 마케팅을 한 적이 있었나요?”
우리가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이렇다. 자본주의를 자처하면서 이런 식으로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