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가족>, 그리고 쁘리모 레비
3/4분기에는 55권을 읽었습니다.
1/4분기 42권, 2/4분기 56권이었으니 페이스는 나쁘지 않습니다. 2-3월에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좀 멀리했다가, 바쁠수록 책이 힐링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다시 독서 시간을 감사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3/4분기에 읽은 책들 중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좀도둑 가족>이 최고네요. 그의 다른 영화들만큼, 어쩌면 그 이상, 울림을 주는 소설이었습니다. 따뜻하다가 먹먹하기도 하고...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라이트 노벨'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듯한 <짐승사냥>. 1권은 대단히 훌륭합니다. 여기에서 끝났다면 기립박수를 받을 작품입니다. 그런데 2권 중간부터 도저히 못 읽겠네요. 이건 뭐 만화보다 유치하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거의 똑같은 종류의 소설이지만 '라이트'니 뭐니 하는 타이틀을 달지도 않은 <나는 살인자들을 사냥한다>보다 <짐승사냥 1권>이 훨씬 더 훌륭합니다.
<19 Minutes>. 조디 피코의 소설이 늘 그렇듯, 참 길기도 하지만 읽고 난 뒤에는 읽는 도중보다 평가가 박해지게 만드는 그 허전함. 하지만 엔딩은 그녀의 다른 소설보다 훨씬 훌륭한 듯 합니다. 앤절라라는 여학생이 피터에게 보낸 편지는 정말... 조디 피코가 어째서 타고난 이야기꾼인지 보여줍니다.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도 매우 훌륭합니다. 우연에 대해 오해하는 심리학 실험에서 시작하더니, 엔트로피를 거쳐 인류원리로 끝을 맺습니다. 같은 주제를 다룬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에 비해 접근이 쉽고 재미있습니다. 특히 시간의 화살 설명하는 부분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는 아우슈비츠에서 생환하고 홀로코스트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내며 성찰하다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탈리아의 화학자 쁘리모 레비의 마지막 책입니다. <밤>, <죽음의 수용소에서> 등 다른 홀로코스트 문학과는 접근이 다릅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고도,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고민하다 스스로 삶을 마친 사람의 글이라서,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궁금해 하면서 힌트라도 얻을까 했는데, 정말 어렵네요.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 <달러는 미국보다 강하다>, <인생학교 - 정신>도 모두 추천할 만큼 좋은 책들입니다.
1. 픽션 ▶ 11권 ▶ <좀도둑 가족>이 최고네요. 올해 픽션 부문 강력 우승 후보입니다.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검은 꽃>, <19 minutes>,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Stoner>, <아만자>, <좀도둑 가족>,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짐승사냥 1권>
2. 인문/사회과학 ▶ 16권 ▶ 쁘리모 레비의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는 홀로코스트 문학을 넘어서 홀로코스트 철학입니다. 어렵네요. <과식의 심리학>도 좋습니다.
<과식의 심리학>, <공간의 심리학>, <공간의 위로>, <마음챙김>,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세상을 바꾼 이슬람>, <주거 정리 해부도감>,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 <자본의 새로운 선지자들>, <이슬람 전사의 탄생>,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 <1분 상식사전>,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10대를 위한 깜찍한 민법>,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3. 자연과학 ▶ 6권 ▶ 다들 괜찮았지만,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은 올해 베스트에 도전할 책입니다.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뜨거운 지구를 살리자>, <의료 인공지능>, <시간 연대기(About Time)>, <천달러 게놈>,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4. 미술 ▶ 8권 ▶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저자의 내공이 다른 사람들을 압살하는 수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도 재미있네요.
<세상을 읽어내는 화가들의 수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2 서양미술사>, <10대를 위한 서양미술사 2>, <세상을 바꾼 미술>,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내 생애 마지막 그림>
5. 건강 ▶ 3권 ▶ 피곤해서 읽었겠죠? <건강독설>은 촌철살인이 돋보입니다.
<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건강독설>, <스탠포드식 수면법>
6. 경제/경영 ▶ 6권 ▶ <달러는 미국보다 강하다>. 제목은 좀 싸 보이지만, 좋은 책입니다.
<커넥트 에브리씽 - 카카오 이야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달러 트랩>, <세상을 바꾸는 14가지 미래기술>, <달러는 미국보다 강하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7. 자기계발 ▶ 5권 ▶ <인생학교 - 정신>은 거의 임상심리학 책입니다. 실천해 본다면 도움이 많이 될 듯.
<인생학교 - 정신>, <드림저널>, <나도 말 좀 잘했으면 좋겠네>, <고수의 질문법>, <유튜브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