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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과 나무

2018년 12월, 헬싱키-암스테르담 여행 후기

by 히말


1.


총평이라면, 좋았습니다. 음악, 미술, 고유문화(사우나) 등 다양하고 풍성하게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커서였는지 조금 아쉬운 점도 있어요. 게다가 날씨가 추워서 돌아다니는데 제약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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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헬싱키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거의 포기했던 조성진 연주회 표를 막바지에 구입했고, 뢰일리 사우나도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추워서 거의 돌아다니지 못했지만, 나중엔 그것도 추억이겠죠. 특히 수오멘린나 섬에 가서 돌아오는 배를 기다리기가 너무 추워서 슈퍼마켓에 들어가 있던 게 기억에 남네요. 배를 기다리면서 귤 1kg를 거의 다 까먹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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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암스테르담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반 고흐 미술관이 일생일대의 경험일 것이라고 단정을 한 탓이겠죠. 국립미술관도 <야경> 밖에 볼 것이 없었고요.




4.


헬싱키에서는 커피가 맛 없어서 아주 고생했습니다. 이건 뭐 어디를 가도 구정물이니, 나중에는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냥 호텔 조식에 나오는 드립 커피를 감사히 마시는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암스테르담은 어디를 가도 커피가 수준 이상이었습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생각 날 정도네요. 커피를 한 열 군데 정도에서 먹은 것 같은데, Lot 61과 Cafe Kuijper가 최고였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스타벅스가 어떻게 망하지 않고 있는지 의아합니다. 빵도 맛있고, 전반적으로 음식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가장 맛있었던 집은 <더 팬트리>라는 네덜란드 가정식 전문점이었습니다. <시푸드 바>에서도 정말 풍성하게 해산물을 먹긴 했는데, 그건 딴 데서도 먹을 수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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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두 도시 모두 대중교통이 매우 훌륭합니다. 그래서 돌아다니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어요. 물론 헬싱키에서는 너무 추워서 걷는 거리를 최소화하느라고 애를 좀 먹었습니다. 두 도시 모두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중교통 수단인 트램이 주라서 좋았습니다.




6.


담배 연기. 올해 1년 동안 간접흡연한 것보다 두 도시에서 10일간 먹은 담배 연기가 더 많은 듯합니다. 이건 뭐 트램 정차장에서도 마음껏 피워대니 피할 도리가 없네요. 길빵은 기본이고요. 계속 마시다 보니 나중에는 담배 냄새가 나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고요.




7.


조성진 연주회는 정말 좋았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음악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실연으로 듣는 게 처음이었는데, 마침 조성진이라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졸탄 코치스 연주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연주를 보여줬습니다. 인터미션에 그냥 일어나서 나오지 않은 게 후회되긴 합니다. 귀야, 미안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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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핀란드 사우나 경험은 별로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200% 만족했습니다. 예전에 미국 팜 스프링즈에서 온천에 갔다가 사우나실이라고 주장하는 곳에 들어갔다가 엄청 실망한 적이 있어서요. 미국인들 기준에 맞춰놨는지 춥더라고요. 그런데 핀란드 사우나는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사우나보다는 조금 온도가 낮은 것 같아요. 제가 우리나라 사우나에서 10분 못 견디는데, 여기서는 20분도 있다가 나오고 했거든요. 막 땀이 쏟아질 때, 얼 것 같은 바닷물에 첨벙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9.


예전에도 느꼈던 거지만, 역시 북유럽 사람들은 친절합니다. 그게 몸에 배어 있어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무례할 것으로 예상을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친절하더군요. 네덜란드 사람들에 대해 그동안 들어온 이야기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10.


제 여행 스타일이, 그냥 호텔에서 쉬고, 하루에 한 군데만 가고, 쉬엄쉬엄 다니는 스타일입니다. 그렇게 10일을 보내고 나니, 좀더 다녔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막상 떠나려고 하니까 말입니다. 지금 호텔 옆 스타벅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다리 아프다고 핑계 대지 말고, 조금 더 다니면서 그림같은 경치를 구경할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기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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