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홀리데이의 <에고라는 적>을 읽었다. 라이언 홀리데이의 책을 또 읽은 이유는, 그의 전작에서 에필로그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책 자체는 따분하고 한심하기 이를 데 없었으나, 에필로그는 아름다웠다. 그런데 <에고라는 적>의 에필로그는 전작에 비해 훨씬 못하고, 책 본문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형편 없다. 그래도 그럭저럭 평점을 주고 라이언 홀리데이의 사진을 검색하니 이런 사진이 나왔다. '에고라는 적'에게 마구 휘둘리는 저자의 모습이다. 다시는 이 자의 책을 읽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라이언 홀리데이라는 이름을 보자. 홀리데이라는 성은 대단하다. 상반되는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첫째, 성이 홀리데이니까 아무래도 돈보다는 여가에 가치를 두지 않을까 하는 것이고, 둘째, 그 반대로, 이 자는 아마 황금의 여가를 만끽하기 위해 1년에 350일을 불 태우려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저자의 책에 의하면, 저자는 실제로 두 가지의 삶을 모두 살았다. 현재 종착지는 전자의 것이다. 즉, 돈을 추종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저 사진... 정말 가증스럽다.
라이언이라는 이름을 보자. 당장 떠오르는 것은 라이언 레이놀즈, 그리고 카카오 프렌즈. 라이언 레이놀즈는 가벼운 분위기의 남자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데드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작, <프리가이>가 괜찮기는 했으나, 영화의 결말부는 식상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니까 라이언이라는 이름이 내게 주는 이미지는 가벼운 듯하면서도 결국은 자본주의의 법칙에 따라 돈을 추구하며 사는 도시 남자 정도의 이미지다.
카카오의 라이언은 더 심하다. 카카오의 공인 설명은 이 동물이 '갈기 없는 사자'라는 것인데, 아무리 봐도 곰 아닌가? 어쨌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군가가 챙긴다고 하는 말이 딱 맞다. 카카오라는 쓰레기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의 90%는 아마 라이언에게 나오는 것 아닐까. 라이언은 카카오판 헬로키티에 불과하며, 그 용도는 대개 예쁜 쓰레기를 만드는 것이다. (악행집단 카카오의 이미지를 귀여운 외모로 덮는 것은 덤이다.)
라이언 홀리데이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써봤다. 나는 틱낫한이나 달라이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종교 내지 명상을 파는 사람들 아닌가. 라이언 홀리데이는 그보다도 저급한 부류다. 그런데 그의 책을 왜 읽었느냐고? 인터넷 미담 모음집이라고 할 만한, 잭 캔필드의 책에서도 배울 점은 찾을 수 있다. 라이언 홀리데이의 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은 아니라는 걸 잘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