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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Dec 10. 2017

인생의 동반자가 될 책을
만나는 느낌이란 어떨까

[서평]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자서전처럼 읽히는 서평 책이 많다. 한참 책을 읽다가 정신을 차려 보면, 서평을 가장한 자서전이다. 그런 책을 쓰는 작가들은 미술품 감상이나 요리 품평에 관한 책을 써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 책을 다시 펼쳐보니 내가 XX에서 유명인사 YY를 만나서 ZZ를 하던 때가 떠오르는군, 뭐 이런 식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겸손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남들보다 책을 많이 읽었다는 뿌듯함을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하는 것이 힘든지, 오만함이 묻어나지 않는 서평 책이 오히려 찾기 쉽지 않다.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는 '지식 소매상'을 자처하는 작가 유시민의 서평 모음이다. 오래전, 저자가 청춘이었을 시절 읽었던 책을 최근에 다시 읽고 생각과 느낌을 정리한 것이다. 이 땅의 청춘에게 보내는 독서 권장의 글이기도 하므로, 저자는 상세하게 책과 저자에 관한 설명 역시 덧붙이고 있다.

오만함이 느껴지지 않음은 물론이고, 세심한 배려의 느낌이 든다. 마치 자기 자식에게 좋은 책을 골라 읽히려고 하는 부모의 마음이랄까. 시간은 유한하고 책은 많으니, 좋은 책을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부모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읽을 책 목록에 책을 다섯 권 정도 추가했다. 땡잡은 느낌이다. ^^

나도 이제 유시민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었으므로, 그가 좋아하는 책들을 조금은 알고 있다. 마르크스는 물론이고, 헨리 조지, 소스타인 베블런, 그리고 러시아 문학은 예상했던 바. 그런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였다. 가장 소중한 책 단 한 권만을 고르라고 한다면 이 책을 고르겠노라고, 그는 삶에 방향을 정해준 책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다.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책을 만나는 느낌은 어떨까. 그런 만남을 예감하는 설렘으로 책을 읽고 싶다.

<청춘의 독서> 표지 ©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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