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브레인>, <허삼관 매혈기>,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갑자기 올해 독서 목표를 상향해서 잡는 바람에 무리했습니다. 37권이라니... 다시는 이런 달은 없겠죠.
12월에 읽은 37권의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아무래도 데이비드 이글먼의 <더 브레인>인 것 같습니다.
과학교양서는 <모든 것의 기원>의 저자인 데이비드 버코비치가 말하듯이 너무 말랑말랑하면 재미도 없고 얻는 것도 없죠. <더 브레인>은 말랑말랑하지도 않으면서 뇌과학의 핵심 주제를 재미있고 쉽게 풀어줍니다. 리처드 도킨스나 칼 세이건처럼 글쓰기 재주가 있는 저자입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도 훌륭합니다. 철학적인 질문들을 뇌과학을 이용해서 접근하는 것이 대단히 신선합니다. 좀 김빠지는 결론이 문제긴 합니다만.
경제, 경영 분야에서는 살림 이스마일의 <기하급수 시대가 온다> 가 독보적이었습니다. 변화 자체가 기하급수적인 새로운 시대에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 책입니다.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은 블록체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부터, 어느 정도 아는 사람까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 추가된 후기에 저자들의 주장이 더 강력한 형태로 분명하게 제시된 것이 좋았습니다.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전설급 유명세를 가진 <나는 4시간만 일한다>를 드디어 읽었습니다. 꽤 좋았습니다. 현재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신경 끄기의 기술>도 읽을 만 합니다. 물론 내용은 없습니다.
문학 분야에서는 워낙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나서 하나를 꼽기가 어렵습니다.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와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가 박빙인데, 둘 다 어려운 현실을 낙천적인 표현으로 풀어낸 점이 참 좋았습니다. 위화가 좀더 입담이 있는 편이라면, 솔제니친은 '당연체(matter-of-fact style)'의 대가라고 할까요? 뿌쉬낀의 <대위의 딸>도 좋았지만 앞의 두 작품에 비하면 저에게는 분명 한 단계 아래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문학은 역시 좋네요. 정말 간만에 읽기도 했고요.
나머지 분야에서는 <반 고흐, 마지막 70일>이 괜찮았습니다. 일단 고흐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고흐의 삶의 진실, 즉 그가 그렇게 비참하게 살지는 않았다느 것을 새로 알게 되었고, 테오의 미망인에 대해서 새로 배웠습니다. 참 당찬 여인이었고, 시대를 앞서나간 사람이었습니다. 페미니스트, 사회주의자였고, 고흐를 오늘날의 위상에 올린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부끄러울 정도로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여성입니다.
<모든것의 기원>도 좋습니다. 사실 이런 부류의 책은 너무 많이 나와서 새로 책 내기가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것의 소역사>가 빅히스토리(Big History) 분야에서는 독보적이죠. <모든것의 기원>은 저자가 지구과학자이기도 해서, 지질구조론 쪽에 역점을 두기도 했고, 나름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1. 뇌, 지능 - 9권
나는 뇌입니다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
렉처 사이언스 KAOS 뇌
뇌 길들이기
소셜브레인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더 브레인
지능의 탄생
2. 경제, 경영 - 9권
기하급수 시대가 온다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나는 돈이 없어도 사업을 한다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대한민국 트렌드 2018
미래가 원하는 아이
이제 돈되는 경매다
모바일 트렌드 2018
2018 확 바뀐 부동산 세금
3. 자기계발 - 3권
라이프스토밍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신경 끄기의 기술
4. 문학 - 9권
말의 품격
청춘의 독서
허삼관 매혈기
우주를 뿌리는 소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나는 말랄라
표현의 기술 / 유시민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대위의 딸
5. 운동, 건강 - 3권
수면 밸런스
나는 걷는다 고로 존재한다
완벽하게 쉰다는 것
6. 예술 - 2권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 공부 서양화편
반 고흐, 마지막 70일
7. 기타과학 - 1권
모든것의 기원
8. 실용 -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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