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쇼의 <우리 안의 악마>라는 책에서 본 내용인데, 흥미로운 분석이라 소개한다.
특히 9/11 이후 엄청 강화된 항공 보안이 사람을 죽인다는 주장이다. 항공 보안이 테러 방지에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미국 국토보안부에서는 비밀 요원들을 동원해서 항공 보안을 피해 금지된 물건을 반입할 수 있는지 시험했다. 그 결과, 70건의 밀반입 시도에서 실패한 것은 3건뿐이었다. 항동 보안의 실패율은 95%다.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방역도 느슨하게 하는 것이 자본주의다.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면서 경제까지 망치는 항공 보안은 왜 유지되는 건가? 연극이라서 그렇다.
비행기 납치처럼 지극히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은 예측하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인간들은 이런 끔찍한 공격 앞에서 무력하다는 생각이 영 달갑지 않다. 그래서 서로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이런 쇼를 하는 것이다. (쇼, 186쪽)
그럼 항공 보안은 어떻게 사람을 죽일까? 9/11 이후로 자동차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일부는 비행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자동차를 택했겠지만, 번거로워진 공항 검색 때문에 자동차를 타기로 한 사람이 늘어난 것도 분명하다. (그중 하나가 나다. 난 비행기 타기가 싫어서 선박 이동을 알아보기도 했다. 물론 후쿠오카 정도가 아닌 다음에야 불가능한 옵션이다.)
자동차 이동은 비행 이동에 비해 사고로 죽을 확률이 훨씬 높다. 결과적으로 '항공 보안 쇼' 때문에 사람이 죽는 것이다.
물론, 항공 보안 쇼 때문에 불쾌한 경험을 한 사람들 역시 많다. 그들 중 상당수는 충격을 받았을 것이며, 트라우마가 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것 또한 천천히 사람을 죽이는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