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중에 올해 처음으로 파리에 가본 친구가 있다.
아주 감탄을 했다.
프랑스라고 하면 파리, 뮐루즈 정도밖에 못 가보긴 했지만
내게 파리는 정말 아니었다.
일본 사람들이 겪는다는 <파리 증후군>까지는 아니어도
지저분하다는 이미지가 강했고
"이런 데 사는 사람들은 참 불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7월 14일 혁명기념일 샹젤리제 난장판을 본 것도 영향이 있을 듯하다.)
저 친구는 파리뿐 아니라 유럽 자체를 처음 가본 것이라서
파리가 좋아보였나 보다.
브뤼셀에 출장차 들렀다가, 브뤼게스와 파리 중에 파리를 선택했다고 한다.
유럽 분위기가 나는 도시라면
부에노스아이레스도 정말 괜찮다. (시각적으로만 말이다.)
중국에는 전 세계 관광지를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곳이 있다고 들었다.
저 친구는 미국으로 이민가기 전에 거기를 가봤다.
그래서 지금까지 유럽 여행을 안 한 걸까.
아니,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는
휴가를 쓸 때마다 한국에 들어와서 그렇다.
친구 부모님들은 학창시절에 한두 번밖에 못 뵈었지만,
참 사랑받고 자라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한국에 잠깐 들러서 시간도 없는데
세종까지 내려온다고 고집을 부리는 친구를 말리느라 고생 좀 했다.
내가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 친구가 되어 주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
사족.
혁명기념일 샹젤리제도 난장판이었지만,
나는 밴쿠버 폭동 당시 현장에 있기도 했다.
그날 왜 시내에 갔을까. ㅎㅎ
그날 NFL 결승전이 있는지도 몰랐고,
경기에 졌다고 사람들이 상가를 약탈할 것이라고는 더욱 상상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