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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Dec 04. 2022

바른 마음에 대한 강박은
진화의 결과

[책을 읽고] 조너선 하이트, <바른 마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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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은 세상에 나오자 마자 고전이 된 책 중 하나다.


일단, 언제나 되새기지만 자꾸 잊어버리는 한 가지 교훈.

유명하고 두껍고 전문적이어 보이는 책이라고 재미없다는 편견은 금물이다.

이런 점들은 오히려 재미있는 책에 공통된 특징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막 생각나는 것만 해도 <철학 대 철학>, <우주를 계산하다>, <우산 정리> 등이 있다.



이 책의 핵심 - 3가지 주장


(종종 독선으로 이어지는) 바름에 대한 강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증상이다. 이는 인간에게 진화한 특징으로, 쓸모가 있어서 발생한 것이지 오류나 버그가 아니다. (26쪽)


<바른 마음> 첫 번째 원칙은 "직관이 먼저고, 전략적 추론은 그다음이다"라는 것이다.


이는 유명한 뇌신경 신호 실험에서 입증된 사실이고, 마찬가지로 유명한 '대변인 비유'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이 좋은가 싫은가 하는 느낌에서 우리의 입장을 정하고, 그 다음에 그 이유를 뭐로 할지 궁리한다는 얘기다. 정치인이 뭔가 일단 저지르고 나면, 그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르면서 그걸 합리화해야 하는 대변인이 바로 우리의 이성이다.


<바른 마음> 두 번째 원칙은 "도덕성은 단지 피해와 공평성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이 문장은 설명이 필요하다. 저자는 (대개의 제정신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진보 쪽 입장에 가깝다. 진보주의는 피해에 노출되는 약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공평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 보수주의는 도덕적 가치의 재료라고 할 수 있는 5개 주제, 즉 배려, 공평성, 충성심, 권위, 고귀함 모두를 골고루 신경 쓴다. (할많하않.)



<바른 마음> 세 번째 원칙은 "도덕은 사람들을 뭉치게도 하고 눈멀게도 한다"이다.


너무 뻔한 얘기다. 저자가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은, 도덕이라는 것이 사람들을 뭉치게 하는 힘이 있으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진화적으로 발달했다는 주장이다.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가 말한 '집단 서사'는 대표적으로 종교와 이데올로기로 나타난다. 도덕이란 결국 이데올로기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도덕적 신념에 목숨을 걸고 싸우면 이데올로기가 되는 것 아닌가.


도덕성이 진화한 이유는 경쟁에서 유리한 협동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진화는 개체적 이기성 외에 집단적 이기성, 즉 이집단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데, 도덕률이라는 것이 바로 그 이집단성의 결과다. 이집단성이란 배타적 이타주의이다. 남을 위하기는 하나, 같은 집단 내의 남에게만 이타적이라는 것이다.


배타적 이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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