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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Dec 09. 2022

인간은 개미다, 10% 정도는

[책을 읽고] 조너선 하이트, <바른 마음> (6)

진화학자 하이트


저자도 인정한다. 진화과학에서 집단선택이란 개념은 폐기된 지 오래다. 그러나 저자는 그걸 되살리겠다고 한다. 저자는 세 가지 증거를 제시한다.


증거 1. 중대 과도기를 통해 초개체가 만들어졌다. 벌이나 개미처럼, 인간도 어느 정도는 군집체로 진화했다는 얘기다.


증거 2. 공통된 의도를 통해 도덕 매트릭스가 생겨났다. 말이 너무 복잡하다. 쉬운 말로 하면,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 진화했다는 말이다. 포인트는 공통된 의도가 언어에 선행했다는 점이다.


증거 3. 유전자와 문화는 공진화한다. (당연하다. 누가 반박이라도 했단 말인가?)


증거 4. 진화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다. 휴먼 지놈 프로젝트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한 유전자 염기 서열 분석에 의해 이 사실은 입증되었다. 돌연변이 선택은 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다.


저자가 내놓은 증거 넷 중 진짜로 증거라 할 만한 것은 네 번째 것 하나뿐이다. 1번 증거에는 이론의 여지가 좀 있지만, 2, 3번 증거는 누가 반박한 적도 없는 당연한 얘기다.


문제는, 저 4가지 증거가 '집단선택'이라는 매우 논쟁적인 개념을 어떻게 지지하느냐다.


솔직히 말해, 난 이 부분을 읽기 전에 크게 우려했고, 읽고 나서 매우 실망했다. 그러나 하이트와 마찬가지로 나도 진화과학자가 아니다. 누군가가 좀 정리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여전히 집단선택이란 개념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호모 듀플렉스


저자는 인간이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차원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호모 듀플렉스(Homo Duplex)라 해야 옳다고 말한다. 인간은 개별적 존재이자 동시에 사회적 존재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을 인용한다.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개별적 존재로 살아가지만, 가끔씩 군집 스위치가 켜지면 '전체의 일부'가 된다. 군집체의 일원이 되어 나보다 집단을 우선한다.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서로 가까이 다가선 상태는 짜릿한 전류 같은 것을 일으킨다. 그러면 순식간에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들뜬 상태로 고양되기 시작한다. (625쪽)


이렇게 군집 스위치가 켜지는 계기를 저자는 세 가지로 설명한다.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는 순간, 환각제의 영향을 받는 순간, 그리고 광란의 댄스 파티에서다.


저자는 군집 스위치의 비밀을 쥐고 있을 열쇠로, 옥시토신과 거울 뉴런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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