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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Dec 12. 2022

둔필승총 221212

이러니까 헤밍웨이 하면 노인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엘리스 먼로, <행복한 그림자의 춤>

19세기 캐나다 시골의 삶을 보여주는 잔잔한 이야기들. 결혼 상대를 구하는 신문 광고, 갑자기 해고되어 외판원을 해야 하는 가장, 그 당시에도 있던 왕따,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보다 더했던 그 시대의 여성 억압의 모습들을 만나보는 시간 여행.

제일 재미없는 단편이 처음에 나오는 건 왜일까? 책 덮을 뻔했다.

한 단편에 Grey Owl이란 사람이 언급되는데, 백인으로 태어나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살아간 사람이다. 이런 소설 같은 인생이 정말로 존재했다니.


- 키가 크고 성실한 남성. 35세. 착실하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집안일을 좋아하는 여성과 사귀기 원함. 헤픈 여성 사양. (411쪽)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하나. 정말 훌륭한 작품이다.

둘. 중학생 때 읽었던 것 같은데, 참 많은 구절을 기억하고 있구나. 역시 고전이다.

셋. 자기계발서 같은 구절이 참 많다. 실용주의자 헤밍웨이? 역시 미국인?



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역시 걸작이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이 넘쳐난다. 예컨대


- 대부분의 병은 과식 때문이다.

- 병자와 의사들은 가짜 병을 만들어서 피차 이익을 보는데, 가짜 병자의 대부분은 여자다. (소위 '히스테리')

- 야후는 혐오스러운 생물이나, 살육보다는 거세를 통해 자연스럽게 씨를 말려야 한다.

- 걸리버가 화약 제조법을 알려주겠다고 하나, 거인국의 왕은 거부한다.

- 죽지 않지만 늙어가는 사람들을 사회가 대처하는 방법은, 사실상 죽은 사람 취급하는 것이다. 등등...


김동인의 <K박사의 연구>의 핵심 아이디어도 이 책에 나온다. 아이디어 표절이라 봐도 될 정도.



유필화, <위대한 패배자들>

흥미로운 시도. 그러나 악비, 트로츠키, 고르비 정도를 제외하면 패배자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는 인물들이며, 특히 주원장과 한 무제는 도대체 어디를 봐서 패배자란 말인가? 


- 군 지휘관으로서 테미스토클레스는 이순신 장군과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 레닌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인텔리겐챠들이 프롤레타리아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레닌의 본명은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 트로츠키의 본명은 레브 브론슈타인.

- 트로츠키는 커피 광이었다. (점점 마음에 드는군.)

- 제2 인터내셔널은 스위스 베른의 짐머발트에서 열렸다.

- 1920년, 백군의 패배가 분명해졌을 때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침략했다.

- 고르바초프는 집권 초기 절주 운동을 벌였다가 민심을 크게 잃었다. (술에 맞서는 자, 누구든지 망하리라.)

- 주원장이나 한 고조처럼 정적들을 다 죽였더라면, 카이사르는 암살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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