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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Jan 12. 2023

인구 감소가 불평등을 완화시킬까

[책을 읽고] 찰스 굿하트, <인구 대역전> (3)

이 책은 인구 대역전이 가져오는 좋은 소식도 있다고 말한다.

불평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과연 그럴지, 한번 생각해보자.


밀라노비치의 유명한 코끼리 곡선이 보여주듯, 지난 30년간 세계화의 패자는 선진국의 하위 중산층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불만은 우파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이민에 대한 태도 때문이다.



어쨌든, 지난 30년간 세계화와 인구 보너스에 의한 저인플레, 저금리, 고성장의 세계는 국가간 불평등을 감소시킨 반면, 국가 내 불평등을 악화시켰다.


국가 내 불평등이 악화되는 현상에 대한 설명은 네 가지가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첫째, 피케티 등이 주장하는 필연성이다. 난 이 부분에서 이 책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피케티는 빈부격차 악화가 필연적이라 말하지 않았고, r>g가 모든 역사적 기록에 나타나는 현상임을 강조했다.



나머지 세 가지 이유에 대해서는 나도 충분히 공감한다. 


우선, 자동화 등 기술 변화에 따른 미숙련 노동 수요의 감소가 있다. 다음으로, 경제력 집중과 독점력 강화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주제인 세계화와 인구 보너스다. 중국으로 공장을 옮겨버리면 되니, 굳이 국내에서 비싼 임금 주고 생산할 이유가 없었다.


이 책의 핵심은 세계화와 인구 보너스가 곧 역전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앞의 세 요인 중 마지막 요인이 그간의 불평등 심화를 주로 이끌었다면, 빈부격차는 완화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저자들도 인정하듯이, 긱(geek) 경제는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규제하지 않는 한, 긱 경제는 커질 것이다. 긱 경제는 시장을 통합시키므로 독점을 저절로 불러온다. 게다가, 앞으로는 자동화에 더해 인공지능도 미숙련 노동 수요 감소에 열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저자들은 믿지 않는 r>g 역시 앞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구 대역전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면 r은 더 커지고 g는 더 작아질 것이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대역전 효과의 핵심이 바로 높아지는 금리와 낮아지는 성장률이다.)


따라서, 인구 대역전으로 인해 불평등이 완화된다고 보는 시나리오는 너무 순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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