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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Jan 13. 2023

인구가 감소하는 세계

[책을 읽고] 찰스 굿하트, <인구 대역전> (4)

간만에 아주 즐겁게 읽은 경제서적이었다.

전부 다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책 내용의 대부분이 설득력이 있었다.

동의할 수 없는 부분조차 통찰력은 살아 있었다.


게다가, 다양한 주제를 모두 다루면서 재미를 잃지 않았다.

필립스 곡선에 인플레-실업률 무차별 곡선을 갖다 대는 장면에서는 좀 웃기기도 했다. (교과서 쓰심 잘 쓰실 듯.)


앞선 세 개의 글에서 주요 이슈는 짚어본 듯하다.

마지막 글에서는 앞선 글들에 포함시키지 못했지만, 좋았던 부분을 메모로 남기려 한다.



인구 대역전은 단기에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올릴 것이다.


인플레이션에도 불구, 투자는 그렇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첫째, 상대적으로 꾸준하게 유지될 주택 수요 때문이고, 둘째, 부족한 노동력에 대해 자본/노동 비율을 높이려는 기업들의 노력 때문이다.


모기지 상환이 끝난 은퇴 연령층은 힘이 드는 이사를 꺼린다. 따라서 은퇴 후 작은 집으로 옮기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비해 결혼, 출산, 양육 연령이 높아진 것도 문제다. 이는 은퇴에 대비하여 저축할 시간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생애주기가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저축과 소비를 조절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다가오는 수십 년 동안 가계의 순저축은 크게 감소할 것이다.


노동 부족에 대해 이민이 활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규모 이민으로 인한 사회정치적 문제가 이미 심각하기 때문이다. 노동자를 데려오는 대신, 빈국으로 자본과 경영을 이전하는 방안이 선호될 것이다.


채권이 일본 내에 보유되고 있음에도 일본의 정부부채는 탕감이 불가능하다. 정부부채의 상당 부분을 연금기금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매에 대한 의료비용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주요국 중 한국이 제일 높아서 0.04%에 이른다.


돌봄 서비스 확충 방안으로, 예컨대 2년간 돌봄 노동자로 일하는 것을 조건으로 비자를 발급할 수 있다. (이민 문제 때문에 안 된다며?)



경제 변수 모델링은 매우 불신하지만, 재미는 있으므로, 책에 나오는 바베크 대학교 경제학자들의 모형을 소개한다. 이 모형은 인구를 세 집단, 즉 21~59세의 노동연령층, 20세 이하의 미성년층, 60세 이상의 은퇴연령층으로 나눈다. 각각에 대해 성장률, 투자율, 개인저축률, 노동시간, 인플레이션과의 상관계수를 구했다.


인플레이션을 보면, 예상대로 노동연령층이 강한 음의 상관계수(-0.87)을 보인 반면, 은퇴연령층은 0.12, 미성년층은 0.75를 나타냈다. 즉,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은 은퇴연령층보다 미성년층에서 6배 이상 강하게 나타난다. 이건 이 책의 주장에 반하는 결과다. 미래의 인구 구조에 미성년층의 비율은 매우 작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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