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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Feb 01. 2018

2018년 1월 책거리

1월의 책은 <처음 만나는 도덕경>입니다

1월에는 총 21권을 읽었네요. 만족합니다. 유병재 책이 한 다섯 페이지 정도 남았는데, 하나 하나 명문이라 책장 넘기기가 힘듭니다. 휙 읽어 버렸다면 22권인데 말이죠. ^^;;


1월의 책은 백진웅의 <처음 만나는 도덕경>입니다. 갑론을박이 많은 도덕경을 가장 노자스럽게 풀어냈다고나 할까요. 지금까지 읽은 여남은 권의 도덕경 해설 책 중 으뜸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미경 완역 도덕경이었습니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도덕경을 너무 가볍게 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만, 노자는 아마 그렇게 가볍게 읽으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장자는 정말 가볍죠. 날아 올라갈 듯이.


<처음 만나는 도덕경> 표지 (c) 휴머니스트



문학 6권 ▷ <츠바키 문구점>, <논픽션 쓰기의 모든것>,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그대 눈동자에 건배>, <당신의 글에는 결정적 한방이 있는가>,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침략전쟁을 일으키고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일본인들의 몰염치가 아주 듬뿍 배어난다는 점을 빼면 정말 경탄할 수준의 문장력을 보여줍니다. 단편 6개가 모인 단편집인데, 그중 하나는 정말 소중한 느낌이네요. 마침 그 단편은 태평양 전쟁 이야기가 없습니다. 6개 중 4개에 있는 태평양 전쟁 회고가 없어요. 이 단편,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만 따지면, <처음 만나는 도덕경>을 훨씬 능가합니다. 올해 한 해 동안 이 단편보다 더 소중한 문학을 만난다면 저는 대단한 행운아일 겁니다.



경제/경영 2권 ▷ <땅과 집값의 경제학>, <부동산 왜 버는 사람만 벌까>


조시 라이언-콜린스 등 3인 공저, <땅과 집값의 경제학>은 영국 부동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피케티 이상의 통찰을 보여줍니다. 왜 부동산을 '자본'의 카테고리에서 분리해야 하는지, 왜 은행이 죽어라고 부동산 대출에 뛰어드는지, 정부가 뭘 고쳐야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사회과학 5권 ▷ <도마뱀을 설득하라>, <처음 만나는 도덕경>, <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1월의 책, <처음 만나는 도덕경>을 제외하면, 역시 피터 싱어의 역작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가 좋습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죠. 저는 5년쯤 전에 처음 읽었을 때, 끝까지 못 읽겠더라구요. 논리 비약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참고 끝까지 읽으니 견딜만 하네요. 무엇보다, 피터 싱어는 정말로 인류애를 실천하려고 하는 인본주의자니까요.



자연과학 5권   <늙는다는 건 우주의 일>, <뇌는 탄력적이다>, <마음의 진화>,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뇌과학지식>, <기술지능>


대니얼 데닛의 역작 <마음의 진화>. 역시 어렵습니다. 작년에 원서로 읽고 이번에 한글판으로 읽었는데, 역시 읽는 도중에 원서를 다시 들춰보게 되네요. 아무래도 어려운 얘기일수록 번역은 전달력이 좀 떨어지죠. <기술지능>이라는 웃기는 책 제외하면 다 좋았습니다. <늙는다는 건 우주의 일>은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편입니다. <뇌는 탄력적이다>는 평범한 제목과 달리 충격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자기 생명 처분권, 즉 존엄사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뇌과학지식>은 삼류 제목이지만 내용은 일류입니다. 뇌과학의 최신 트렌드를 알려주죠. 단, 뇌과학을 처음 읽는 분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존에 어느 정도 뇌과학을 안다는 전제 하에, 최근 연구 결과가 그간 잘 알려진 상식을 어떻게 뒤엎는지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fMRI에 대한 비판, 뇌 가소성에 대한 반박 등이 나옵니다.


자기계발 3권   <나한테 왜 그래요?>, <잘했어요 노트>, <고양이처럼 살아보기>


뭐, 할 얘기가 없네요. <고양이처럼 살아보기>는 조금 봐줄만 합니다만, 뻔한 이야기고요. 나머지는 정말 잘못 집어든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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