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섭취량이 체중으로 과연 얼마나 반영될까요?
실험대상은 저 자신, 한 사람이고, 데이터 포인트는 73개에 불과합니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기록한 게 오래되지 않아 아쉽지만, 일단 재미로 해봤습니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일일 당질 섭취량, 섬유질 섭취량, 그리고 아침 체중입니다.
당질은 탄수화물에서 섬유질을 뺀 수치로 기록했습니다.
체중은 속옷만 입고 재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나 가끔 옷을 입고 잰 적도 있고, 빼먹은 날도 있습니다.
빼먹은 날은 전날과 같은 체중인 것으로 가정해서 데이터를 보정했습니다.
상관계수 분석
우선, 상관계수 간단히 보죠.
체중과 당질 섭취량 사이에서 -0.03593
체중과 섬유질 섭취량 0.33989
체중과 당질섭취량 7일 이동평균 0.20710
체중과 섬유질 섭취량 7일 이동평균 0.04194
어이없습니다.
이동평균이 그나마 말이 되죠. 상관계수가 너무 약하긴 합니다만.
체중과 섬유질 이동평균 사이에도 상관계수가 양수인 것은, 섬유질을 먹은 날에는 당질도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질 섭취량과 섬유질 섭취량 사이의 상관계수가 -0.28487이라는 겁니다.
즉, 섬유질을 먹은 날에는 당질을 오히려 적게 먹었다는 게 통계적으로 확인됩니다.
따라서 앞의 가설은 폐기.
회귀분석
회귀분석에 대한 저의 신뢰도는 폰팔이 정도 수준입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죠. (이것도 폰팔이와 공통점이네요.)
일단 이동평균 섭취량 변수 2개만 써봤습니다.
F값도 0.035로 좋고, Y절편과 당질 7일 이동평균 기울기의 P값도 훌륭합니다. 각각 4.97*10^-67, 0.011이 나오네요.
그런데 섬유질 7일 이동평균의 P값이 0.0594 정도입니다.
유의수준 6%… 라는 사기를 칠 이유가 없죠. 제가 무슨 돈 받고 논문 쓰는 것도 아니고.
가장 직관적인 모델이 아주 근소한 차이로 탈락이네요.
다음은 그냥 당질 이동평균만 쓴 모델입니다.
유일한 독립변수의 P값이 7.7%라니, 당장 버립니다.
다음은 당질, 섬유질 전일 섭취량을 사용한 2변수 모델입니다.
F값은 0.011로 훌륭하고, Y절편과 섬유질 기울기에 대한 P값도 좋습니다.
그러나 당질 기울기 P값이 무려 0.57. 대실망.
마지막으로, 당질은 7일 이동평균을 쓰되, 섬유질은 전일 섭취량을 쓴 모델입니다.
가설은, 당질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축적되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섬유질은 찌꺼기를 배출하는데 시간이 적게 든다는 것입니다.
F값이 0.0002!
P값이 각각 1.17*10^-89, 0.0002, 0.0004입니다.
설명력이야 어쨌든, 일단 수치적으로는 매우 훌륭합니다.
그러나 해석이 문제네요. 기울기 계수가 0.041, 0.0036입니다.
그것도 앞쪽의 큰 숫자가 섬유질 쪽입니다.
섬유질이 체중을 증가시킨다, 라는 이야기. 당질보다 그 효과는 10배 이상. ㅡ.ㅡ;;
이상, 재미로 해본 당질, 섬유질 섭취량이 체중에 미치는 효과였습니다.
결론. 아무 상관 없다. 당질보다 섬유질이 체중을 더 증가시킨다.
물론 농담입니다.
설날입니다.
명절 핑계로 마구 먹고 후회하기 전에, 저 자신에게 경각심을 심어줄까 하는 생각으로 포스팅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