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 메가도스를 한 지 오래됐다. 하루에 9그램 먹기도 하고 6그램 먹기도 하는데, 조금 널널하게 하느라 정확히 지키지 않다보면 3그램으로 세 번 먹는 걸 한 차례 빼먹어서 6그램 섭취하는 날이 생기는 것이다. 이왕재 박사님 설명에 따르면, 비타민 C 복용량은 체중에 비례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보통의 성인 남자라면 3그램 세 번이 적당해 보인다.
작년 건강 검진에서 공복 혈당이 101이 나왔다. 피 뽑아서 하는 검사이므로,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공복에 100을 넘겼으니 기분이 좋지 않다. 그래서 혈당 측정기로 몇 번 검사를 해보았다.
몇 주 전 101이 나왔다. 정오 10분 전 정도였고, 아침에 영양제 먹고 차 마신 것 빼고는 섭취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맹물이 아니라면 혈당 측정, 특히 간이 측정기에 의한 측정에는 오차를 불러올 수 있다 한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영양제 먹고 맹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안 마시고 측정했다. 측정 시점은 오전 11시 40분 경.
그런데 무려 108이 나왔다. 시무룩해지는 순간이다.
지난 번에 101이 나온 것에 나름 충격을 받아 탄수화물 섭취를 줄였는데 이럴 수가.
그래서 검색을 좀 해봤더니 두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친 듯하다.
첫째, 혈당 측정 시 손가락에서 피를 짜지 말아야 한다. 오늘 측정할 때, 바늘을 찌른 자리가 작아서 그런지 피가 잘 안 나와 눌러 짰는데, 그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피를 짜낼 경우, 혈관 내 혈액에 더해 세포간질액이 나올 수 있는데, 세포간질액 내 포도당이 측정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둘째, 비타민 C 메가도스가 혈당 측정을 방해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도 비타민 C 3그램을 먹고 나왔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7시 30분경 비타민을 복용했고, 이왕재 박사님에 따르면 4시간 정도까지는 메가도스 효과가 유지된다고 하니,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라고 믿고 싶다.) 비타민 C의 분자구조가 포도당과 유사하여 간이 측정기가 실수를 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한다.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5/28/2021052801715.html
다음 번에는 아침에 비타민 C도 스킵하고 측정할 예정이다. 바늘 찌르는 게 아프니 며칠 기다렸다 해야지.
병원에서 피를 뽑아 측정하는 방식은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오류 가능성이 없다. 피를 짜내지도 않으며, 간이 측정 기기가 사용하는 포도당 산화효소를 이용하는 측정 방식이 아니라 헥소키나아제 효소를 이용하기 때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