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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Jun 18. 2023

둔필승총 230618

얀-베르너 뮐러, <민주주의 공부>

트럼프 당선과 브렉시트라는 현상으로 나타난 민주주의의 위기를 설명하기 위한 정교한 사색. 현재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이 정도로 정교한 분석은 본 적이 없다. 또한, 명문장이 너무 많아 줄 치느라 책을 못 읽는다. 결론은 아쉽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이니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바우처와 "오하이오 모델"에 대해 배운 것도 좋았다. 실제로 도입 가능하고, 할 수 있다면 빨리 도입해야 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도현신, <라이벌 국가들의 세계사>

제목은 페이크. 미국 관련 내용이 재미있다.



페르난도 사바테르, <윤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정치,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윤리>는 어렵게 보일 수 있는 주제를 생활 차원에서 접근하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이기주의라는 나름 깔끔한 결론으로 매듭지어 괜찮은 편이다. 물론 윤리라는 거대한 주제의 극히 일부만을 다루었지만, 의미가 있는 시도다. 


반면, <정치>는 그야말로 막말 모음이다. 읽다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메모하다 보니, 메모가 아니라 논문이 될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그야말로 근거도 없이 개인적인 생각을 마구 늘어 놓고 있다. 몇 가지만 예를 든다면, 정당의 권한이 너무 큰 것이 문제라든가, 양극 체제보다 단극 체제가 전쟁 억지에 유리하다든가 하는 주장들이다. 소위 <가난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동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척하면서도 사실은 멸시하는 것이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독재자를 몰아내지 못하고 있으니 당해도 싸다는 식이다.



모토무라 료지,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

"동시대성"은 너무 억지스러운 것 같지만, 나머지는 괜찮은 듯... 이라고 쓰려고 했으나

유일신교의 등장을 "신의 목소리"의 소멸과 결부시키는 판타지를 시작으로,

현재성이 어쩌구 하면서 말도 안 되는 개인적인 생각을 줄줄이 늘어 놓는 데서 아주 학을 떼게 만든다.

막말 잔치도 문제지만, 동어반복도 엄청 심하다. 그냥 복붙한 문단(문장이 아니다!)도 여럿 만났다.



<여기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입니다>

지루함으로 자신을 고문하고 싶다면 추천. 재미없는 건 기본이고, 왜곡도 만만치 않다. 예컨대 초기 정부에 임시정부 출신 인사가 1/3이라고 하면서 오래 전에 탄핵당한 만생이를 포함시키는 것 등.



<왕으로 산다는 것>

조선 시대 왕의 일상을 보여주는 책인 줄 알고 집었다. 그러나 국사 교과서를 재탕하는 또다른 잉여로운 책일 뿐이다. 삼전도비가 우리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유물이라는 둥 시대착오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청태종이 인조를 죽였더라면 우리 역사가 훨씬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을 텐데,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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