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털들을 모아
난 가끔 하루의 털들을 모아
이걸로 인형 하나 만들 수 있을까?
어쩌면, 조금 기묘할지도 몰라.
그래도 오늘을 닮은 인형이 생긴다면,
그건 나와 너의 모습을 닮았겠지.
그 인형은 밤마다 창가에 앉아
살며시 흔들리겠지,
오늘의 끝자락을 담은 듯 조용히.
그리고 오늘은 그 인형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하루가 될거야.
그렇게 그 인형은 점점 희미해지겠지
낡을수록 투명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머리카락이 색을 잃는 것처럼.
2024.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