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다닌 대기업 퇴사 후 창업 기록 EP.01
어쩌면 꽤나 긴 연재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쓰나 싶어서 남겨두고자 합니다. 본문의 내용은 보다 사실적인 전달을 위해 편한 문체로 작성하였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20년 2월, 코로나 확진자가 조금씩 등장하고 있었고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초기 확진자가 생겼었다. 그때는 코로나가 이렇게 전세계를 강타할 질병이라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아주 극소수의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을뿐.
회사의 조직개편이 진행되면서 팀장이 바뀌었다. 단순히 팀장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원래 있던 조직의 성향과 정반대의 사람, 그리고 개인적으로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팀장으로 와버렸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 조직에서는 내가 배울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덤덤하게 썼지만 그 당시는 정말 절망적이고 막막했다. 곧 퇴사하고 새로운 일을 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 시기는 좀 더 뒤로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입사한지 7년차였다. 그리고 이 때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라고 생각했다.
'아 퇴사는 이럴 때 하는 거구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많은 사람들이 '회사 뭐 배우러 다니냐? 돈 벌러 다니는 거지!' 라고 이야기했지만 하루에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곳에서 배움과 성장이 없다면 그것보다 큰 고통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퇴사를 결심했다.
조직개편이 올라온 그날, 바로 비행기 티켓을 끊고 급하게 휴가를 내고 제주도로 일주일을 여행을 갔다. 그 당시는 부모님을 포함해 주변에 정말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나 퇴사할 거다!!!!!' 라고 알리고 회사에 공식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약 일주일 동안 혼자 이곳 저곳 다니며 미래를 생각하고 예상했다. 퇴사한다면 딱히 계획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망할 거 같진 않았다. 이직도 가능한 옵션이었지만 생각하지 않았다. 직장 생활은 6년 해봤으니 새로운 걸 해보고 다시 돌아가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돌아와서 바로 회사에 알리고 퇴사 절차를 진행했다. 다른 팀에서 오라는 제안도 있었고 팀장도 (어쩔 수 없이) 붙잡았겠지만 나는 이미 확고하게 결심했던 상태였다. 그렇게 코로나가 막 창궐하던 그 시기, 2020년 3월 말 퇴사를 해버렸다. 큰 계획은 없었고 머리 속에 대강 이런 걸 해보고 싶다 정도의 생각만 있었다. 퇴직금으로 당분간 먹고 살면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생각은 안일하게 했지만 동시에 굉장히 이상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벼랑 끝에 몰리면 뭔가 내가 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지않을까..?' 라는 약간의 기대감과 설레임의 복합적인 감정이 스물스물 올라오기도 했다. 그래, 퇴직금을 믿고 하고 싶은 거 해보자!
퇴직금으로 그래도 6개월은 먹고 살겠지...
하하. 아주 잘못된 판단이었고 나는 생각보다 돈쓰는 기계였고 커진 씀씀이에 퇴직금은 녹아내렸다. 그러던중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EP.02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