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다닌 대기업 퇴사 후 창업기록 EP.02
6년 다닌 대기업 퇴사 후 창업기록 EP.02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의 시점은 2020년 4월입니다.
전편 링크 : https://brunch.co.kr/@hanjunlee06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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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퇴직금으로 당분간 먹고 살겠지라는 생각은 한순간에 날아갔고 (딱 한달 수입없이 살아보니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지 바로 계산됐음....), 뭔가 대책을 세워야했다.
창업을 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창업해서 부자가 될 거야!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 아니면 못할 거라는 마음이 더 컸다. 그렇지만 어떤 아이템을 할 지에 대해 크게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었을 뿐, 어이없게도 그게 무엇일지는 크게 고민을 안했다. 생각해보면 텅장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창업으로 돈을 쓸 생각을 하다니, 이렇게 무모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일단 저지르고 보는게 내 성격이었다.
그러던중 원래 같은 팀이었던 회사 후배 2명이 (각각 개발자와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분석에 요즘 많은 회사들이 집중하고 있는데, 아직 크게 시장을 휘어잡은 현업자 혹은 취업준비생 대상 교육이 없으니 교육 사업을 해보는게 어떻냐고 했다. 본인들의 리소스와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나는 교육 사업을 운영하고 마케팅을 하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원래 회사에 다닐 때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데이터의 중요성과 그 당시 트렌드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꽤 재밌을 거 같았고 그 당시에는 누가 봐도 이 분야에서 괜찮은 교육이 없었다. (그 당시에 나도 회사다니며 수강했었던 DSSchool 같은 곳은 정말 좋았다. 아마 지금은 다른 사업을 하시는 듯..!)
며칠 동안 나름의 시장조사와 리서치를 해보고 강남에서 데이터 분석 오프라인 강의를 열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웹사이트를 아임웹(노코드 툴중 하나)으로 뚝딱 만들고 노션으로 필요한 페이지들을 만들었다. 생각해보니 지금은 아임웹, 노션 등이 훨씬 더 대중화됐지만 그때는 그렇게 많이 쓰지는 않았던 거 같다. 아무튼 이런 편리한 노코드툴 덕분에 마케팅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 (페이스북 픽셀 설치, Google Analytics 세팅 등)을 가볍게 마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여차저차 2-3일만에 다 마무리를 했다.
근데 생각해보니 교육 사업은 생각보다 '돈'이 필요했다. 광고비와 강의를 진행할 장소의 대관비도 필요했고 강사에게 일부 선지급할 금액도 필요했다. 특히 마케팅에 활용할 광고 영상을 제작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를 위해서는 제법 큰 돈이 필요했다. 그리고 SNS 광고를 위한 돈이 필요했다. 엄청나게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첫 6개월 정도 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월 2-3백만원, 즉 약 2천만원 정도는 필요했다. 처음 한 두달은 내가 가진 현금으로 되겠지만 그 후는 어떻게 할지 대책이 필요했다.
창업에는 당연히 돈이 필요한 법인데 어찌 이리 무모했던 것일까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궁지에 몰리면 결국 사람은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 우연히 만난 대학교 후배로부터 꽤나 흥미로운 이야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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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일주일에 1개씩 작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