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SOLO

by Shin Juncheol

솔로 솔로 있고싶어 난 홀로 홀로... 솔로 솔로 오늘부터 난 홀로 홀로... 미뤄왔던 PC게임에 만랩을 끊어,.. I'm free I'm free 니 친구의 남자와 비교 안당해도 되고... 새벽에 야식해도 되고... (다이나믹듀오, 솔로).


며칠 전 이 노래를 노래방에서 불렀다. 발매된 지 15년도 더 된 노래, 이별하고 난 뒤에도 가끔 듣는 이 노래는 바로 ‘솔로’다. 나는 지금 솔로다. 솔로의 느낌을 한껏 느끼고 싶을 때 이 노래를 듣는다.


I believe in you I believe in your mind 벌써 일 년이 지났지만~”(브라운아이즈, 벌써일년)


이별 뒤 일 년이 될 때쯤에는 이 노래를 자주 들었다. 혼자만의 감성에 빠져드는 것을 좋아하기에 혼자 이런 궁상을 떤다. 물론 이별의 후유증으로 엄청 힘들어 주저앉아 있을 때도 있었지만 가끔은 견딜만한 이별일 때도 있었다. 그동안 많은 만남과 이별이 있었다. 이별이 아무렇지 않다가도 헤어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질질 짜기도 했다. 아무튼,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솔로다. 혼자다. 노트북 화면 한편에 유튜브를 틀어 놓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즐겁다.


우연한 기회로 추석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평소에 혼자만의 감상에 빠져서 짧은 글들을 쓰고 있었는데, 누군가와 함께 글을 쓰게 되어 너무 기대됐다. 여러 가지 주제를 정해서 글을 쓰기로 했는데, 지금 내가 처한 솔로의 상황에 관해 쓰고 싶었다. 그래서 그동안의 연애를 다시 돌아봤다. 난 2, 30대 중반까지 늘 연애 상대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나와 연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말이다. 내가 잘 생기지는 않았어도 분명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만나지 않았을까? 아무튼, 나는 연애를 참 오래 했다. 늘, 항상, 계속 연애를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연애는 즐겁고 행복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했던 많은 순간이 참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혼자다. 그동안 혼자였던 적이 거의 없었던 터라 처음에는 이 상황이 익숙하지 않았다. 어디를 가든 늘 누군가와 함께였기 때문에 혼자 다니는 것이 어색했다. 카페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가서 커피를 한잔하다 보면 주변에 많은 커플이 보였다. 우리의 사랑은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표정으로 바닐라라떼 보다 열 배는 달달한 사랑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라니…. 나도 그랬겠지? 제삼자의 입장으로 관찰하니 나중에 연애를 다시 하더라도 너무 티는 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혼자인 상황이 지속되니 슬슬 적응되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카(혼자 카페), 혼영(혼자 영화 보기) 등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연애할 때는 많은 부분을 상대방에게 맞춰야 했고, 사랑하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고, 희생했는데 혼자 있는 시간에는 내가 무엇을 할 때 좋고, 행복한지에만 집중해도 되었다. 그러면서 나의 취향이 점점 명확해지는 것 같다. 나는 풍경 사진 찍기, 영화 보기, 음악 듣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여행 가는 것을 즐긴다. 요즘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아름다운 자연을 찍으러 다니고,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보고, 이동하면서 늘 음악을 듣고, 여행을 간다. 최근 혼자 다니는 여행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국내 여행은 예전에도 며칠씩 다녔지만, 해외여행은 아니었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 같이 다녔으니 막연히 두려웠던 듯하다. 그러다가 작년에 갑작스럽게 용기를 내어 혼자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낯선 곳, 처음 가는 곳이었지만, 혼자만의 여행은 많은 생각과 감정을 갖게 했다. 혼자의 즐거움, 행복감, 때로는 외로움까지! 무슨 일이든 혼자 해결해야 했고, 해결했을 때의 짜릿함과 해결하지 못했을 때의 절망도 나름 즐거웠다. 이런 시간이 좋은 경험으로 남아, 몇 달 뒤 다시 혼자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그전보다 덜 두려운 마음으로.


그동안 몰랐던 혼자만의 시간이 나를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는 듯하다. 누군가와 함께여서 즐겁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홀로 느끼는 행복과 즐거움도 분명히 존재했다.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지금 생각나는 말이다. 만약 혼자라면 자신을 먼저 사랑했으면 한다. 내가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사랑하자. 나를 먼저 사랑하자. 가끔은 내가 별로인 것 같아도 사랑하자. 내가 먼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사랑하기 힘들 것이다. 나는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지금은 혼자여서 옆에서 누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내가 나에게 사랑한다고 하면 되니까. 사랑한다고 자신에게 고백하자. 사랑한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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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 노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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