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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cos Dec 05. 2015

그렇게 살아가는 거예요

하루 종일 홀로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가, 살아온 인생과 살아갈 인생의 고민이 어둠과 같이 찾아오고,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싶지만 그것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는 거예요.


너무나 힘들어 나오는 한숨소리에 문득 소스라치게 놀랐던 기억은 온데간데없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버렸어요. 더이상 나에게 한숨은 놀라운 것이 아닌 버릇이 되어 버렸어요. 왜 목구멍에서 턱 하니 내뱉어지는 그 이유조차 모르네요. 

하지만 그냥 그렇게 사는 거예요.


길을 잃은 양은 돌아갈 목장도 있고, 기다려줄 목동도 있지만,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날 반겨줄 이는 정말 있기나 한건 지도 모르네요. 걱정 없이 풀밭을 뛰어놀다 배가 고프면 제 놀던 땅에 핀 풀을 먹는 양이 부럽습니다. 부러워해도 어쩔 수 없어요. 지옥철이 오고 있으니 몸을 쑤셔 넣을 생각부터 해야 되죠. 하지만 그렇게 사는 거예요.


쌓일 리 없는 통장의 잔고, 매일 반복되는 하루의 연장, 전혀 풀리지 않을 퇴근길의 교통지옥, 매일마다 좁아지는 소갈딱지, 커다랗고 차가운 답답함이 가슴속에 응어리로 메어진 채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는 거예요. 


희망은 없어요. 하지만 힘 냅시다. 

우리는 그렇게라도 살아가야만 해요.

힘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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