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0 (CHAPTER.3.)
뉴욕시에서 11월 10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3일 일요일 오후 8:30분까지 나흘간 개최되는 올해 표현치료서밋에 목/금 양일간 참석하였다. 맨해튼 14번가 뉴스쿨 재즈학부 건물에서 열린 저널테라피 강의에서는 각각 공인 전문상담가이자 SF소설가인 데보라 로스, 그리고 작가이자 심리치료사인 케이틀린 아담스가 신경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법의 작문 실습을 통해 문학치료 내에서 글쓰기의 치유적 효과를 주장하였다. 다음 글은 강연 노트를 바탕으로 본인의 느낀 점 및 생각한 점을 남겨보았다.
케이틀린은 만족적인 저널 글쓰기를 위해 다음과 같은 8가지 제안을 했다.
(곧 다시 자세히 번역하여 추가 설명 예정)
1. Be mindful of privacy.
2. Start by centering.
3. Date every entry.
4. Read and reflect.
5. Write quickly.
6. Start writing; keep writing.
7. Tell the truth as you know it.
8. Write naturally.
또한 '저널 사다리'라는 모형을 개발하여 저널 툴박스로서 14개의 작문 기법을 제안하였다.
[이미지 삽입]
Structure / Pacing / Containment / Concrete / Abstract / Informational / Insightful / Intuitive
워크숍에서는 반영하는 글쓰기 기법을 실제로 습작한 뒤 자발적으로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집단치료 과정을 진행하는 방법은 미술치료 회기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다른 장점은, 글쓰기는 온전히 개인적이어서 내면에 몰두하기 쉽고 본인이 읽어주거나 보여주기 전까지는 타인의 평가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더욱 안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집단 미술치료의 현장에서도 이것이 가능하지만 시각적으로 얼핏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음악치료는 내담자가 표현함의 자유로움에 있어서 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공연예술(Performing Arts)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생산(Producing)과 수용(Recepting)이 동시에 이루어지므로 분리가 불가능한 상태 말이다. 여기서 잠깐 언어화에 대해 말하자면, 읽기와 듣기는 이해력과 독해력을 기반한 수용적 능력이며 반면 쓰기와 말하기는 창의력에 기반한 생산적 능력이다. 그렇게 때문에 표현예술치료에서 창의적인 글쓰기가 읽기와 동시성을 가질 수 없어서(미술활동과 같이 생산 과정이 완료된 후에 타자에게 드러냄) 내밀한 안전감을 유지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반영하는 글쓰기(Reflection Note) 기법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표현을 그 자체로 공유하고 진행/처리(Process)하는데 이것이 현실감각을 테스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연자는 말한다. 게다가 신체적으로도 몸의 신경계와 감각과 자세가 모두 중심을 잡게 된다. 적은 것을 소리 내어 다시 읽기 시작할 때, "A-Ha! moment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또한 생각들이 산만해져서 쉽게 휘발될 경우에 글쓰기는 분명히 실재하는 유형의 참고 물로서 구체성을 가져 필자의 의도를 유지시키고 순간을 포착하여 문서화되는 점을 가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계속 쓰게 해서 이 워크숍에 잘못 왔다고 느꼈다. 하하! 요새 수근관 증후군 때문에 자가치료로 얼음찜질 팩 및 소염제, 손목 보호대 등 심지어 그림도 왼손으로 연습해서 그리는 와중에 글쓰기를 계속 시켜서 점점 답답하고 짜증 나기 시작했다. (본인의 그때 그 상태의 솔직한 감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치료사로서 중요한 일인데 비슷한 상황의 내담자의 입장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흥미로운 세네 가지 질문이 오고 갔는데, 비지배적 손 글씨(오른손잡이는 왼손, 왼손잡이는 오른손을 이용한 글쓰기)에 대한 논의로는 강연자 케이는 생리적 결함/상황에 있지 않다면 비추천하였다. 치유적 글쓰기의 원래 의도에는 컨덴츠(생각/감정)를 풀어내는 표현성에 있으므로, 미술치료에서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한 비지배적 드로잉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였다. 두 번째 질문으로는 기술의 이용에 관해 다양한 상황들이 도출되었는데(wakitoki, visually impaired, nuance of language... 등등), 그중에서도 집단치료의 세팅의 경우 예를 들면 한 멤버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다른 멤버들에게 방해가 되며 집단 역동이 변화하기 때문에 사용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본인은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는 집단치료 장면에 대한 이해가 더욱 향상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심리치료 현장에서 질병이나 장애 등의 생리적 문제(physiological issues)가 동반된 내담자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특히 이 컨퍼런스에서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자) 참여자가 필자를 포함해 2명이 더 있었는데, 그중 한 분이 용감하게 이 문제를 끄집어내셨다. 학교 수업 때 보이스 레코더 및 전자사전 등의 도움을 많이 받은 나로서는 추가적인 디바이스의 효용가치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보기, 듣기, 읽기, 말하기 등 언어화에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혁신기술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안경, 보청기, 휠체어, 전구, 전화기 등 우리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우리가 개발한 도구들이 제3의 눈과 귀, 입, 손과 발이 되었다. (전체 포스팅 주제에서는 약간 벗어났지만.. Deaf People Hearing Sound for the First Time https://youtu.be/0ym1ybKPC8Y, ColorforAll Project https://youtu.be/2cfb0OAHJlI)
어쨌든 요즘 손 상태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메시지를 입력할 경우 말로 하면 음성 녹음되어 전송, 말로 하면 글로 입력되어 전송되는 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어서 신기할세...
타자(打字)로 글쓰기(typewriting)의 경우는 어떠한가. 또 다른 강연자 뎁은 뇌에서 다른 경험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손글씨 쓰는 것을 강조하였다. (신경가소성과 신경과학적 용어는 다음. 그리고 저널링, Hero's Journey 이론도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또 다른 의문. 캘리그래피(서예)의 경우는 (영상예술로서의) 미술적 치유 과정일까 (언어)문학적 치유 과정일까. 콘텐츠보다 미학적 폰트의 연구, 획이 어디에서 꺾이느냐에 따른 중요성 등을 보자면 전자에 가까운 것 아닐까?
반영하는 글쓰기 다음에 클러스터링과 마인드맵핑 기법을 실습해 볼 기회를 가졌다.
Mind-mapping: Aspiring Today!
뎁에 따르면 ADHD, 문맹, 수면장애 (아마 난독증도?) 등의 내담자 집단이 보다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법인데, 사실 내가 10년 전에 IA/PM으로 일했던 기업에서도 종종 사용했던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전략이다. (프로그램도 많음) 또한 이 기법은 언어 학습에도 물론 유용한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리의 인지능력(기억저장 프로세스)을 비주얼화 해 놓은 것이라 보면 된다.
Deborah J. Ross and Kathleen Adams (2016). Your Brain on Ink: A Workbook on Neuroplasticity and the Journal Ladder, Rowman & Littlefield Publishing Group.
*표현치료서밋(Expressive Therapies Summit)이란 미술, 음악, 문학, 드라마, 댄스, 놀이 등 다양한 양상의 표현 기법들을 활용한 치료적 접근을 각계의 전문가들이 독립적으로 혹은 협업하여 강의하는 자리로서, 미술치료학계의 선구자이자 분석가, 심리학자인 주디스 루빈이 그의 동료 드라마치료사, 분석가인 엘레노어 어윈과 함께 설립한 Expressive Media Inc.(EMI) 및 치유예술협회(Institute of Arts in Healing)에서 주최한 연간 회담 행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