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5
추천서는 총 3장이 필요한데, 학교에 따라 학구적인 출처 쪽을 선호하기도 하고 학교를 졸업한 지 꽤 되었으면 상관에게로부터 받아도 좋다. 한 부는 학부 실험조교로 있을 때의 담당교수님한테 한국에 오고 나서 부탁드렸는데 (3학년 때부터였으니 대략 2년 했음) 이메일로 상기해 드리며 굉장히 수월하게 척척 진행해 주셨다. 학교마다 서식이 있는데 그것과 편지(narrative reference)를 동봉하여 하드카피 우편으로 몇 군데 보내주셨다. 이때 추천서 내용은 학생들이 볼 수 없도록 봉인하고 학교로 직접 보내게 된다. 자신을 잘 알고 계신 교수님께 긍정적인 내용으로 써주겠다고 확약을 받고 레주메를 첨부하여 자세하고 구체적이게 평가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런데 국내 교수님들께 요청하는 경우 학생 본인이 써오라고 하시는 경우가 태반이라 결국 요즈음은 미국에서도 잘 안 믿는 불상사가..)
추천서는 학교에 따라 온라인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 주로 미대 쪽이 그런데, 포트폴리오도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업로드하므로 지원서류 및 포폴을 우편으로 보내고 도착하기까지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캐나다에서 꽤 오래 근무했던 곳의 상관에게도 요청드렸다 (그런데 직접적인 연관이 부족해 후에 타 추천서로 변경). 센터의 자격증반 선생님이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계셔서 부탁드렸다. 해외에서 학부 졸업을 하고 돌아오니 국내의 연고가 단절되고 부족해서 직접 1:1로 뛰어다녔다. 미술 전공이 아니니 미술과 교수님은 안 써주겠다고 하고.. 하긴 자기 제자들도 척척 써주지는 않는다고 들었다. 북미의 경우는 교수 업무의 일환으로 여겨 수월하게 써주신다고 들어 그렇게 여겼는데 그저 우리 지도교수님이 좋았던 것일 수도 있고.
미국에서의 구직활동 및 무급인턴이나 자원봉사 희망 중에도 추천서가 2-3통 필요한 실정인데, 회사/단체/기관에서 지원자에게 추천인의 연락처 정보를 기입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면 그곳에서 지원자를 거치지 않고 추천인에게 직접 지원자의 추천서를 양식에 따라(전화, 우편, 이메일 등으로) 요청한다. -2016.08.04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추천서 하니까 생각난 것. 2011년 12월 말에 지인을 통해 우리나라 말로 치면 노인인적자원협회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홈셰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이는 캐나다에서 학생 혹은 직장인인 경우 노인과 함께 공동 거주하며 주당 최소 4시간 이상 노동력을 제공하면 집세를 절약할 수 있는 제도이다(한 달 방값 최소 400불가량. 많이 보살피고 도와줄수록 월세가 내려간다). 내가 살고 있던 지역에서는 신설한 모양으로 워킹홀리데이로 온 사람들이나 유학생, 그리고 현지 학생들이 애용하였다. 코디네이터가 있어 지역과 룸메이트 매칭을 최대한 쌍방이 원하는 쪽으로 맞춰주고 문제가 생길 경우 중재하고 보증이 확실해서 신청하였다. 나는 5월부터 8월까지 귀국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4월에 미리 인터뷰를 보고 9월에 들어갔다. 시내 외곽에 살아 자취를 해야 했던 간호학과 현지 학생 사라와 나 그리고 은퇴한 초등교사 메리 할머니와 2012년 12월까지 살았다. 이듬해 심리학과 학교를 졸업하자 미술대학교와 가까운 곳으로 이사 갔는데, 역시 홈셰어 프로그램을 통해 집을 구했다. 이때 인턴십을 신청하면 버서리를 받을 수 있다고 하여(장학금 같은 것), 매주 보고서를 써내고 자격 요건에 따라서 관련 서류를 제출하였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처음에 홍보할 때에는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고 되어있었는데, 나중에 요청하니 시니어에게 직접 받으라는 것이었다. 기관 소속 코디네이터에게 받는 줄 알았는데 결국 룸메이트 개인에게 받아봤자 큰 효력이 없을 듯하여 관두었고, 그게 두 기관이 연계된 프로그램이었는데 서로 커뮤니케이션도 안되고 난 코멘터리 쓰고 다 보냈는데 결국 버서리도 못 받아서 실망스러웠다.
어쨌든 캐나다에서 안전하게 현지인과 가족적인 정을 쌓으며 저렴하게 살고 싶으면 홈셰어를 통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두 번째 만났던 진 할머니는 사실 본인에게 불편한 점이 없어 내가 도울 일은 없고 오히려 여러 가지 다양한 기회와 정보를 많이 제공받았다.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룸메이트를 해보았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홈스테이나 기숙사 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타국 유학생과 홈셰어를 하거나 비교적 어르신을 모시고 산 경우가 많은 듯. 미국에서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는데, 이번 학기는 일단 교내 기숙사를 신청했다. 기숙사라지만 맨해튼 내 아파트라 비용이 상당해서 다음 학기부터는 방을 얻어서 나가 살아야 할 듯. (미국 유학 시 거주 관련 정보는 후에 업데이트 예정)
진학 준비를 하며 도서관에 가서 항상 미술치료 관련 서적들을 대출해 읽어보았다. 뿐만 아니라 미술사학, 심리학, 인지과학, 뇌과학, 신경과학 등 연관된 것은 닥치는 대로 읽어보았다. 학교에 가면 죄다 원서일 테니 독서 속도도 처질 것이고 저명한 서적은 미리 구입해서 읽어놓는 것이 나을 거라 생각해서였다. 참, 이건 팁인데 프로젝트 매니저를 하던 시절부터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즐겨 쓰기 때문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 목록,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목록, 읽은 도서 목록 등 체크리스트를 작성할 때마다 엑셀을 애용하곤 했다 (지금은 G드라이브 문서).
테크놀로지라.. 그러고 보면 뉴욕 인턴생활 때에 미술치료 회기를 하고 보고서 작성을 (기관 이메일 계정을 통해) G드라이브로 공유(슈퍼바이저에게 확인받기)를 하는 기관도 있었고, 좀 더 체계적인 인트라넷 시스템을 통해 보고받는 규모가 큰 곳도 있었다.
단체 수련감독 시간이 있던 어느 날, 문득 수퍼바이저가 십여 년 전에는 수련받는 미술치료사 모두가 내담자 미술작품 원본을 직접 들고 와서 다 같이 둘러앉아 의논했었다고 반추했다. (지금은 사례발표 시에 작품 이동의 용이성 및 작품 훼손/손실 방지 등의 이유로 대부분 스캔/사진/복사본 등으로 쓴다.) 발터 벤야민이 언급했던 기술복제시대에서의 아우라의 붕괴라는 개념을 미술치료의 실제에서도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퍼비전에서의 내담자의 치료회기 부산물(byproduct)인 실제 원본과 그 디지털 복사본이 주는 느낌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미술전공이었다면 작품 전시라는 작업에 관련하여 좀 더 일찍 알아차렸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부분이긴 하지만, 이 모든 게 나에게는 새로운 것을 하나하나 깨달아가는 과정이었다. -201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