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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licity Mar 31. 2022

#2. 나의 행복과 당신의 행복

우린 과연 "함께" 행복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할 것이라 꿈꾸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나의 행복과 가정의 행복은 별개이며, 가정의 행복을 위해 나의 행복 조건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잠시 귀양 보내고, 귀양 보냈다는 사실 조차 잊고 살아야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음주와 싱어롱은 어느 얼리어답터의 행복이요 기쁨이었는데, 결혼 구매 시 무어가 그리 급했는지, 설명서를 끝까지 잘 읽지 않은 나머지, "음주 가무와 싱어롱을 경멸함"이라고 쓰여있는 주의 문구를 놓치고 만것이다. 결국 그 얼리어답터는 마치 술과 노래는 인생에서 중요치 않은 존재마냥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귀양보내고 어찌 저찌 지내고 있었는데...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놓여 불현듯 태양을 가리는 일식이 찾아오듯, 안드로메다로 귀양보낸 술과 노래가 불현듯 그 얼리어답터를 찾아오는 일이 있으니 본인도 모르게(?) 불시에 찾아오는 이런 날은.. 고요하던 가정의 평화가 와장창 깨지고야 마는, 그런 날인 것이다. 왜 일식을 옛 사람들이 두려워했겠는가!!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알아버렸네..


우주의 신비가 일어나는 날(?)인데, 정작 지구에서는 태양이 가려 보이지 않게되자 암흑이 도래하고 세상이 멸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왕왕대고 난리법썩을 떠는 것처럼, 본인에게 큰 일이 아니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겐 그 어느 사건보다 놀랍고 매번 일어나도 매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일이라고나 할까.

좋은 파트너, 좋은 아내, 좋은 엄마, 좋은 사람, 좋은 딸, 좋은 사람, 좀 더 나은 어른이 되기에 그 얼리어답터는 부족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좋은"을 위한 크레딧을 엄청 쌓았다가 한 방에 훅 날려버린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은데, 가끔 "주의문구"가 나를 괴롭힐 때 얼리어답터였던 것을 후회한다. 얼리어답터가 될 때까지의 과정 하나 하나를 돌아보고 곱씹으며, 밤길을 정처없이 걷는다. 왜 나의 행복을 이루지 못하게 하냐고! 이런 나를 좀 그냥 받아주면 안되겠냐고!라고.



또 다시 길을 걸었지

혼자 어쩔 수 없었지,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


전에 독서 모임을 할 때 누군가 그 얼리어답터에게 "다 가진 사람"이라는 얘기를 했었다. 남편, 아이, 집..까지 다 가진 사람. 뭔지도 모르고 덥썩 물어 결혼얼리어답터가 된 그 사람은 같은 나이의 주변 또래들과 다른 시간을 살면서 아마 남들이 갖지 못한 무언가를 가졌는데, 그 무언가를 미리 가진 행복이 그 사람의 행복과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는걸 사람들은 잘 모른다.

다시 낮에 길을 걷는다. 매번 그렇듯, 결국 나의 선택, 나의 결정. 책임은 나의 것. 사실, 주의 문구를 못본 것이 아니라, 보고도 별 것 아니라고 넘어간 나의 잘못이라고.. 화해하고 받아들이고 사과하고..함께 길을 걸었다고..

※ 함부로 결정하지말자. 유의사항을 잘 보고 결정하자.

2019.5.5~7. 긴 일식의 기간을 가진 뒤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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