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죽의 프랑스여행-파리 5-5

프랑스를 떠나며

by 넙죽

순교자의 언덕, 몽마르뜨


파리의 전경을 한눈에 남을 수 있는 곳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몽마르뜨일 것이다.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뜻의 몽마르뜨는 수많은 화가들이 자리를 잡고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한다.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의미보다는 수많은 화가들의 존재로 인하여 예술의 거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사실 관광객들이 몽마르뜨를 방문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화가들의 영향도 상당 부분 있다. 몽마르뜨의 화가들은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당신의 외모가 멋지다는 둥 달콤한 말로 유혹해 한껏 바가지요금을 먹인다. 몽마르뜨에는 그곳의 악명을 더 해주는 명물이 하나 더 있다.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팔찌 강매이다. 어렸을 때 파리에 왔을 때 옆에 있던 한국인 신혼부부가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그들의 손목에 팔찌가 채워짐을 쉽게 허락했고 팔찌 하나를 어마어마한 가격에 강제로 사는 것을 보고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이러한 기억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몽마르뜨 방문하는 것을 망설였었다. 하지만 또 언제 이곳에 와보겠나 싶어 비교적 사람이 적은 이른 아침시간에 몽르뜨에 방문했다. 다행히 그들의 고객인 사람들이 없어서 그런지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없었다.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몽마르트 언덕 꼭대기의 샤크레쾨르 성당에 올랐다.크레쾨르성당은 프랑스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후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지어졌다. 유럽에서 프랑스는 넘치는 생산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강대국의 위치에 있었으나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등장 이후 프로이센이 독일지역을 통일하고 신생 강대국으로떠오르면서 그들의 도전을 받게 되었다.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프랑스는 프로이센에 패하게 되고 당시 프랑스의 황제였던 나폴레옹 3세는 실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너무나도 많은 젊은 이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에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성당을 지은 것이다. 프랑스에서의 종교는 조국 그 자체가 아닐까. 샤크레쾨르 성당을 보프로이센과의전쟁에서 패배한 후 받은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성당 전면부에는 중세 프랑스의 부흥을 이끌고 수차례 십자군 원정을 시도해 기독교 국가들에 모범이 되어 성인으로 추대된 프랑스 국왕루이 9세의 청동상과 백년전쟁 때 프랑스 구국의 영웅이었던 잔 다르크의 청동상이 있다. 또 성당 내부에는 기독교 세계관에서 강력한 무력을 상징하는 대천사 미카엘의 조각상이 놓여져 있었다.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이들의 가호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일까. 프랑스는 2차세계대전때 나치 독일에 의해서 수도 파리가 점령당하는 등 또 다시 큰 위기를 겪지만 이러한 믿음 덕분인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프랑스인에게 종교란 신에 대한 믿음이며 조국에 대한 사랑이다. 어쩌면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죽어간 청년들도 다른 의미에서는 새로운 순교자들이다.

루이 9세의 기마상
잔 다르크의 기마상
미카엘 대천사는 지금도 프랑스인들을 지켜주고 있을까


몽마르트에서 다음을 기약하며


사실 몽마르트는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사크레쾨르 성당에서 파리를 바라보며 나지막히친구에게 말했다. 또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직장인인우리의 입장에서 같은 곳에 다시 오기에는 매우 어렵겠지. 아쉬움이 가득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는데친구가 그랬다. 인생이란 모르는 것이라고. 언젠가 다시 올수 있을 것이라고. 사실 그랬다. 열다섯 어린 나이에 파리에왔을 때도 이렇게 15년후에 다시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어쩌면마흔 다섯 정도의 나이에 내 아이의 손을 잡고 이 자리에 다시 서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잠시동안행복한 상상을 하며 여행의 마지막, 그 아쉬움을 달랬다.

파리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해!


파리의 소매치기에 대한 악명은 유럽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많이 접했을 법한 이야기다. 나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이 나에게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는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 줄이야!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장시간의 비행으로 몽롱해진 나는 파리 시내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지하철 안에 사람들도 많지 않아 보여서 나도 모르게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내 앞으로 한 사내가 지나가다가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떨어뜨렸다. '짤랑'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열쇠였다. 다급하게 그를 불렀는데 돌아보지 않았다. 몇번을 불렀는데도 말이다. 가까운 거리라 못들었을 리도 없었다. 순간 싸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봤는데 누군가가 나의 백팩을 낚아채고 있었다. 열쇠를 떨어뜨린 사내가 나의 주의를 끄는 순간! 나의 백팩을 낚아챌 요량이었겠지. 두 놈이 한패였던 것이다! 그들의 계획은 나의 직감으로 인하여 수포로 돌아갔다. 그들이 낚아채려던 나의 백팩을 다시 움켜쥐었으니까. 상대는 능숙한 도둑은 아니었나보다. 한참을 기싸움을 하다가 내 가방을 포기하고 도망가버린다. 사실 가방 안에는 여행 일정표와 간단한 옷가지 정도여서 손해가 크지는 않았겠지만 소매치기를 당하면 여행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을 터이기 때문에 이정도 선에서 마무리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다음부터는 항상 가방을 앞으로 메고 주위를 경계하고 다녔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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