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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넙죽 Jan 28. 2018

넙죽의 마카오 여행 - 마카오 4-2

복음 전파의 노력, 예수회

복음 전파의 노력, 예수회


  유럽 본토에서 종교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개신교가 가톨릭의 위치를 위협하게 되면서 가톨릭 교회는 극심한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때문에 교세 확장을 위하여 미지의 대륙이었던 아시아로 선교사를 파견하기 위하여 예수회를 결성한다. 마카오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예수회의 거점으로 기능하였는데 마카오의 상징인 성 바울 성당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성당들이 이 예수회의 소속이다. 예수회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프란시스코 자비에르가 있다. 스페인 출신의 독실한 수도사였던 그는 인도 고아에서 선교를 하다가 동아시아 지역으로 선교지역을 확대하였고 특히 일본지역의 천주교 전파에 공헌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는 성인으로 추대되었는데 성 바울 성당 벽면 한쪽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프란시스코 자비에르의 흔적은 특별한 방식으로, 다른 성당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수회 소속의 또 다른 성당인 산 호세 성당에서는 자그마치 그의 오른팔 뼈를 만날 수 있다. 마카오 지역에서 사망한 그를 기려 그의 성체 중 일부를 이곳 마카오에 둔 것이다. 영험한 고승이나 부처의 신체 일부인 사리를 모시는 것은 불교에서는 익숙한 일이나 천주교에서 그것도 신체의 전부가 아닌 일부를 모시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기에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의 일부라도 모시고 싶은 마음은 종교를 초월해 같은 것인가 아니면 그가 영면한 곳이 불교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는 동아시아지역이기 때문인가. 그 이유는 당사자들만이 알지 않을까.

마카오의 상징인 성 바울 성당
프란시스 자비에르의 오른 팔이 모셔져 있는 산 호세 성당
마치 부처님의 사리 처럼 자비에르의 뼈도 잘 모셔져 있다


믿고 있는 가치에 목숨을 걸 수 있을까


  인간에게 목숨보다 중한 것이 과연 있을까.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영원히 살지도 못할 것을 알면서도 인간은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하루라도, 아니 단 일분이라도 더 살고 싶다. 이것은 인간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지구 상의 모든 피조물들의 본능에 각인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생명체에게 있어 자신의 존재만큼이나 중요한 관심사는 없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영원히 살지 못하는 대신 자신의 존재와 닮은, 자신이 죽어도 자신의 존재감을 세상에 전할 수 있는 자식에게 많은 애정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 아닌가. 때문에 자신이라는 존재의 지속보다 종교적인 사명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이들의 희생이 더 숭고해 보인다. 과거의 선교사들은 미지의 땅으로 종교적인 사명감만을 가지고 떠났고 때로는 현지의 냉대를 받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무엇이 그들에게 목숨 조차도 하찮게 여기게 하였는가. 이 것은 단순히 종교에 국한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치의 문제다.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에 대해서 내 모든 것을 걸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나는 그들처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많은 것을 걸 수 있는가. 어렸을 때는 위인전을 보며 나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당당히 나설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살면서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점점 느낀다. 어쩌면 더 겁이 많아졌을 수도 있고 잃을 것이 더 많아졌을 수도 있다. 모든 일에 매번 인생을 걸 수야 없는 노릇이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살면서 그래도 한 번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인생을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당장은 눈치 안 보고 연차 쓰기 정도부터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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