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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죽의 베이징 여행 - 베이징 5-2

황제를 만나다

by 넙죽

자금성이 내려 보이는 경산공원


자금성을 빠져나오면 경산공원이 눈 앞에 보인다. 이 곳 경산공원의 만춘정에 오르면 자금성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전각의 숲들이 좌우대칭으로 배치된 모습을 보면 대륙의 거대한 규모를 느낄 수 있다. 이 곳 경산공원에는 내려오는 이야기 하나가 있다. 농민군의 힘으로 세워진 명나라는 말년에 농민들의 신뢰를 잃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이 원나라를 몰아냈던 것처럼 농민들의 힘에 의해 쫓겨나게 된다. 이자성이 이끄는 농민군이 자금성에 당도하였을 때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였던 숭정제는 도망치다 이 곳 경산에 이르러 스스로 나무에 목을 매고 자결한다. 민심을 잃으면 어떠한 권력자도 그 자리를 지켜낼 수가 없는 것은 동서고금 막론한 진리이다.

황제만이 누린 특권, 천단공원


중국의 황제를 다른 말로 천자라 한다. 하늘의 아들이라는 뜻이나 이는 일본의 천황처럼 하늘과 혈통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늘로부터 천하를 지배할 것을 인정받은 자. 그것이 천자다. 하늘에서 통치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경우는 꽤 많지만 왜 하필 하늘인가에 대한 것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인간은 농경을 통하여 문명을 발전시켜왔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농경의 인구부양력을 기반으로 인간은 문명을 일궈냈다. 이 농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비로 대표되는 날씨이다. 비가 제때 오지 않으면 농작물이 잘자라지 못하고 비가 너무 많이 쏟아지면 농작물이 쓸려가 버린다. 때문에 치수는 중국의 황제들의 중요한 업무 중에 하나였다. 중국의 고대 임금 중 한명인 우 임금이 치수를 잘해 임금이 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치수가 중국에서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천단공원의 기년전은 한해의 풍흉을 빌고 비가 모자라지도 너무 많이 오지도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천단공원은 또한 오직 천자만이 동양 세계의 유일한 지배자라는 당시 중국인들의 생각을 잘 나타내고 있다. 천자만이 하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제사를 주도할 권한을 가진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대한제국 시기에서야 짧은 기간이나마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원구단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중국이 이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잘 알 수 있다. 땅은 네모났고 하늘은 둥글다는 개념에 따라 돔형태로 지어진 천단공원은 하늘 빛을 닮은 푸른빛의 모습으로 오랜 세월동안 자신을 방문하는 황제들을 맞이했을 것이다.

천단 공원의 기년전
천단공원의 황궁우
천단 공원의 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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