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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넙죽 Jun 16. 2018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유산

셰익스피어의 삶을 따라서

대문호, 셰익스피어를 만나다


 잉글랜드에 위치한 스트랫퍼드 본 에이본에 가면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들을 가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생가, 그가 공부했다는 학교 등. 사실 셰익스피어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삶은 베일에 쌓여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남긴 작품들은 너무도 명확하고 확실하게 우리 세상에 남아있다. 


 그는 너무도 탁월한 이야기꾼이었다. 그가 남긴 작품들은 아직까지도 영화화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각색되기도 한다. 그는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대표적인 감정들을 다루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남녀의 사랑을, 햄릿에서는 내적 갈등 속에서 고뇌하는 한 인간을 그렸다. 맥베스에서는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다뤘고 오셀로에서는 질투나 의심을 주제로 삼기도 했다. 때로는 그의 작품 속에서 당시의 사회상을 알 수 있기도 하다. 베니스의 상인을 보면 당시 사회가 유대인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너무나 잘 나와있다. 어떤 독자들은 돈 대신 피와 살을 받으려는 샤일록을 악인으로만 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에게서 유럽인들의 경멸과 멸시로 인해 악에 받친 한 인간을 보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거의 희곡들이 많다. 희곡이란 연극으로 공연되기 위한 극본을 말한다. 지금 우리는 매일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드라마를 보며 위로를 받지만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에는 연극이 그 역할을 했다. 글 속에만 존재하던 인물들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만은 그들이 실제로 눈 앞에서 움직이며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을 보는 감동도 매우 크다.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이 영화화되거나 드라마화되면 손꼽아 기다리듯이 말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수없이 많은 연극무대에 올랐고 영화화되고 드라마화되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의 작품들은 생생히 살아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과 사회에 대해 그린 많은 작품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꽤나 큰 파급력을 가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먼 훗날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던 초등학생이었던 나의 손에도 그의 책이 들려질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그가 만든 이야기 구조들이 끊임없이 전 세계에서 영화로, 드라마로 재생산되니까.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참  힘이 세다.


셰익스피어의 생가
셰익스피어가 공부했다고 전해지는 라틴어 학당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같이 인생은 희극과 비극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는 런던의 셰익스피어 글로브


왜 유럽인들은 라틴어를 배우는 것일까


 현재 일상생활에서 라틴어를 사용하는 국가나 민족은 거의 없다. 그러나 꽤 오랫동안 라틴어는 유럽인이라면 꼭 배워야 하는 언어처럼 여겨졌다. 셰익스피어도 소년 시절 라틴어를 열심히 수학했던 것으로 보면 라틴어를 배워야 할 당위성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유럽인들이 라틴어를 배우는 것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한자를 공부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유럽의 많은 언어들이 이 라틴어를 기반으로 형성된 언어이기 때문이다. 라틴어를 배우면 자신들의 언어뿐만 아니라 타국의 언어를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된다. 동아시아에서는 한자가 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한자를 열심히 익혀두면 나중에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고급 어휘들을 구사하는 데에도 좋은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에 한자공부를 조금이나마 해둔 덕에 나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한자를 한글 자라도 더 알고 있는 것 같다. 


 유럽인들이 라틴어를 배우는 또 다른 이유는 라틴어가 서양문화의 뿌리인 로마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고대의 세계제국이었던 로마가 남긴 수많은 문화적 자산들은 당연히 그들의 언어인 라틴어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예부터 유럽의 상류층이라면 라틴어는 꼭 익혀야 할 교양처럼 여겨지고는 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유럽의 청소년들은 과거에 라틴어 과목을 열심히 배웠지만 그만큼 증오하는 과목이었을 것 같다. 셰익스피어가 공부했다던 라틴어 학당에서 잠시 라틴어 몇 단어를 배웠는데 동사 변화가 다양해서 오랜만에 머리가 과부하 걸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강사의 돌발 질문이 나를 당혹케 했다. 'Amor(사랑하다)'의 1인칭 변형을 묻는 질문이었는데 다행히도 여행 전에 라틴어와 유사한 스페인어를 조금이나마 공부한 적이 있어 'Amo'라고 잘 대답할 수 있었다. 그나마 창피는 면했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가 된 이유


  영어는 사실 세계 공용어화가 되고 있다. 한때 언어학자들은 세계화 추세에 맞는 지구에 개념에 인공어를 만들고 보급하려는 시도도 하였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그 언어의 존재를 알지도 사용하지도 않는 것으로 봐서는 그들의 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한 듯하다.


  대학시절 국제법 수업을 들을 때 국제기구에서 근무하시는 한 고위 관료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분 말씀하셨다. 세계의 공용어는 브로큰 잉글리시라고. 문법이 맞지 않아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고 하셨다.

 

  사실 그런 것 같다. 나도 세계를 여행 다니면서 그나마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영어 한 가지이지만 그래도 크게 불편을 느낀 적은 없었다. 영어는 어떻게 세계 공용어가 된 것일까?


  영어가 세계 공용어가 된 데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중요하다. 당연히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었던 영국이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전 세계에 퍼트렸음이 당연하고 그들에게서  독립한 미국이란 나라가 현재 세계의 패권국이니 그들의 언어가 세계의 퍼지는 것은 당연하다. 모두가 앞다투어 힘 있고 잘 사는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싶어 할 테니까.


 그리고 셰익스피어나 월터 스콧  등 대문호들의 작품들이 영문학에 기여하면서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동기 부여에 한 몫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문학 작품은 그 작품의 맛을 제대로 맛보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그 작품에 쓰인 언어 그 자체로 온전히 느끼고 싶어 지게  만든다.


  그러나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영국의 언어적인 특성도 세계의 공용어가 되기 충분했다는 것이다. 영어라는 언어 자체가 다른 나라의 언어도 자신의 품으로 품으면서 성장해 온 언어이기 때문이다. 우선 영국 역시 로마 제국의 일원이었으니 그리스어나 라틴어의 영향도 받았다. 게르만 일파인 앵글로색슨 족이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게르만의 언어가 영어의 흡수되었다. 게다가 프랑스의 노르만족이 영국을 지배하면서 프랑스어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영어라는 언어 안에 내재적으로 유럽의 대표적인 언어의 특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유럽문화권에서 익숙한 알파벳의 사용과 스페인어와 불어, 이탈리아어 등의 로망어 계열의 언어보다 비교적 문법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었다. 문법이 정확하지 않더라도 의미가 통할 수 있다는 것도 영어가 세계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큰 요소 중 하나였다.

  

  모든 언어가 그렇듯  영어도 살아있는 언어다.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더 사용하기 편해지고 더 풍부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영어의 발전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이제 유럽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하는 지금. 영어는 영국의 언어만이 아닌 세계인의 공용어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영어가 발전하는 데에는 세익스피어의 공로도 있지 않았을까


영어로 진행되는 현지 투어는 너무 힘들어


 영국을 여행하면서 런던에서 떨어진 근교 지역을 어떻게 여행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들을 했다. 개인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에는 도저히 효율적인 동선이 나오지 않아서 할 수 없이 현지 투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투어 업체와 영국 현지 업체가 운용하는 프로그램 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프로그램 구성이 내가 가고싶은 곳을 많이 담고 있고 가격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인 영국 현지 업체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선택에는 큰 복병이 있었다. 영국 현지 업체 즉, 영국인 가이드가 영어로 투어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보다 영어를 그다지 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도 십수년간의 정규교육 과정과 취업 준비 과정 속에서 담금질 된 나의 영어는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하루 종일 이어지는 현지 가이드의 영어 설명을 무리 없이 소화할 정도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열심히 집중해서 들으며 가이드의 한 마디라도 열심히 들으려고 했던 나의 학구열이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니 언제 그랬냐는듯 금방 사그러들었다. 물론 일정이 강행군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영어를 하루종일 들었기 때문이다. 영어듣기 평가를 몇시간씩 반복하는 기분이었다. 


 특히나 스트랫퍼드 본 에이본에 도착했을 때, 나의 피로감은 절정에 이르렀는데 투어를 재밌게 즐기고 있냐는 가이드의 질문에 가식적인 미소조차 지어보일 수 없을 정도로 나는 지쳐있었다. 그저 "Yes, I'm good."이라는 말만 연발할 뿐이었다. 투어일행 중 거의 유일한 동양인이었기에 나름대로 나를 챙겨준 모양이었지만 말이다. 부디 다음 여행에서는 더 발전된 영어실력과 체력이 나에게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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