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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 행복한 삶도, 어떻게 안 되겠니?

[좌충우돌 사이드 프로젝트] #2. 저출생? 외국인 육아도우미?

by JuneK

육아 얘기를 하는 와중에 저출생 언급을 안 하기 어렵다.


앞의 글 https://brunch.co.kr/@junekook/124에서 육아 전쟁으로 이미 뛰어든 부모들도 있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장시간, 불안정한 노동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여전히 집을 사지 못한 혹은 샀더라도 과도하게 드는 주거비용과 사교육비, 성 불평등 문제들이 아이 낳는 일을 고민하게 한다. 슈카가 심-각하게 다뤘던(https://www.youtube.com/watch?v=6bZ2DJ0JivY&t=124s) 합계출산율 0.78이라는 숫자는 한국 사회의 변화가 불가피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저출생 이슈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나서 매일 아침 종이 신문에서 늘 읽는 것도 모자라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식사자리, 특히 어른이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나 같은 자발적 독거인은 사회에 도움일랑 되지 않는 죄인이 되어 고개를 자동으로 떨군다. '도대체가 결혼들을 안 하고 지 잘난 맛에 산다.'라고 하면 그냥 '죄송합니다.' 하고 만다. 이러저러하여 그러저러하다고 설명하기엔 나도 복잡하고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도 복잡하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꽤나 생각이 깊은 사람인 양 보이는데 그냥 철딱서니가 없는 덜 큰 어른일 뿐이다. 나는 그저 내가 제일 화두요, 운명적인 사람과의 사랑으로 맺는 결실이 결혼이라고 낭만적 판타지를 꿈꾸는 게 문제인 어리석은 사람일 뿐)


대략 뜬금없이 이 저출생의 문제 해결 방법으로 서울시장이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시범사업'을 언급하기 시작했다.(집단 소개팅을 밀어붙였던 경기도지사가 훨씬 더 와닿는 것 같기도 했다.) 애를 키우는 비용이 문제면 그거 해결해 줄게! 애를 낳아! 와 같은 솔루션은 자칫 너무 단편적인 접근일지도 모르겠다. 단기 성과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이 결국 '오 그래? 그럼 한번 낳아봐?'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진 않으니 어딘가에서 다시 막히는 형국이다.


육아도우미? 좋다. 그럼 정확한 수요를 살펴보자.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조사한 전국 성인 15~59세 2만 2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전국 일-생활균형 실태조사' 결과에서 일하는 양육자의 일-생활 균형을 위해 일하는 시간과 돌봄 시간 중 어떤 시간을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한지 물었는데 '양육자의 일하는 시간을 그대로 유지하고 주로 서비스나 타인의 도움을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것' vs '양육자의 직접 돌봄이 이루어지도록 주로 일하는 시간에 대폭 변화를 주는 지원을 하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느냐를 물었다. 그 결과는 '일하는 시간 보장' 보다 '자녀를 직접 돌보는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성, 연령, 학력,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결국 부모들은 본인의 자유보다는 양육의 질이 높아지는 일을, 말하자면 본질적인 해결책을 원하고 있다. 결국 아이와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아이의 성장을 좀 더 많이 지켜보고 싶은 우리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을 염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육아도우미 역시 월 200의 임금을 감당할 가구가 얼마나 되겠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우려면 좀 더 방식도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제도적인 문제 해결 전에 가려운 지점이 정확히 어떤 것이냐를 들여다보면 해결 방법이 쉽게 떠오르기도 한다.


자기가 더 중요하네, 에고가 세네 해도 결국 부모다. 부모는 그 자체로 다 훌륭할 뿐 좋은 부모 나쁜 부모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의 삶이 조금 더 행복하고 아이도 좀 더 행복한 상황을 위해 노력하는 방향으로 고민해야한다. 정책에만 기댈 수 없고 또 개인에게 그저 분발하라는 이야기만 할 수도 없다.


점점 우리는 삶의 밸런스, 때로는 이쪽으로 때로는 저쪽으로 치우치겠지만 결국 평행을 이루는 순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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