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eK Jan 15. 2024

피터젠슨, 패션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

라이선스 브랜드의 리뉴얼은 어떻게 다를까?


22년 프로젝트라니, 23년에 마무리 짓지 못한 일이 여전히 민망하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 는 프로젝트.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이제야 PR의 마침표를 찍게 된 것에 기쁜 마음이다. 


소개와 리뷰를 위해 꼼꼼히 들춰보니 참 재밌고 즐거웠던 프로젝트였다. (물론 부침도 많았다.)



피터젠슨 브랜드는 태생 자체가 라이선스 브랜드였다.


*라이선스 브랜드가 뭘까?

라이선스 브랜드(Licensed Brand)란 브랜드 소유자가 자신의 상표나 로고, 디자인, 캐릭터 등의 지식재산권을 다른 회사나 개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라이선스를 받은 회사는 해당 브랜드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대신, 라이선스를 부여한 브랜드 소유자는 로열티를 지불받는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패션, 장난감, 음식, 전자제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볼 수 있으며, 브랜드의 가치를 확장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유명 캐릭터나 영화의 로고가 새겨진 의류나 액세서리, 장난감 등이 라이선스 브랜드 제품의 예가 될 수 있다. 


 덴마크 출신의 그래픽 아티스트가 만든 영국 브랜드이다. 왕래와 교류가 활발한 유럽의 특성상 출신보다는 어디를 기반으로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브랜드는 영국 브랜드라는 것이 중요한 브랜드다. 영국 문화 특유의 키치함, 펑키함, 위트가 묻어나는 강렬한 인상의 토끼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였다. 


영국 현지 Peter Jensen 브랜드의 컬렉션 화보들, 남녀구분없이 키치함, 펑키함, 위트를 담아내는 특징이 있다.


 다만 한국 시장으로 진입할 때는, 라이선스를 가지고 들어온 기업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판단으로 아동을 위한 브랜드로 포지셔닝되면서 신학기 책가방, 필통 등 일부 제품 레벨 위주의 소비가 일어났고,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가기보다는 매력 있는 제품을 발굴하는 방식의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게 되었다. '강남필통', '강남가방' 등의 별명을 얻으며 초딩 여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자인에 강점이 있었다. 다만 그 특징이 명확하다 보니 다음 시즌의 제품 기획을 하는 일이 소모적이거나 막막한 문제에 봉착해 있었다.


 이에 내부 제품 디자이너 및 기획자들이 브랜드의 근간으로 믿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따라 제품 기획부터 브랜드의 다양한 접점에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이 일에 가능한 한 많은 내부 구성원들을 함께 참여하도록 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것이었다. 워크숍을 통해 지금의 문제와 우리 브랜드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일에 대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실제로 이 과정은 이후 시안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책임과 모든 매니지먼트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 것에 대한 경험, 무게감과 보람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기도 했다.)


내부 구성원들과 여러 차례의 미팅을 통해 의견을 종합하고, 그 의견을 기반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만드는 브랜드는 늘 일상에서 즐거움이라는 정서를 유지하고, 또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피터젠슨이 믿는 세상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누구나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고,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영원히 크지 않는 '아이'의 눈높이로 소통하는 브랜드였다. 


세상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을 통해 다양한 영감을 제공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 일상에서의 크고 작은 판타지를 느끼며 어른과 아이 모두 나의 행복과 존재에 집중할 수 있는 브랜드로 정의 내려 브랜드 에센스를 The Ordinary Fantasy [일상적인 판타지]로 제안했다. 


이런 결정에 우리 모두 떠올린 하나의 캐릭터가 있었는데, Me before you [미 비포 유]라는 영화의 여주인공, 루이자였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 그녀를 둘러싼 세상은 늘 웃음꽃이 만발이다. 가장 큰 이유는 그녀는 늘 주위시선보다는 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를 잘 헤아리는 그 마음 그대로 타인을 바라본다. 시선이 따듯할 수밖에. 그런 존재가 일상에 함께 존재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잠깐의 동심, 즐거움, 기쁨들을 피터젠슨 브랜드가 줄 수 있는 삶의 위트라고 생각했다. 


컨설팅 초기에는 성인의류까지 아울러 스포츠 영역으로 확장까지 고려하고 있었기에 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접근했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이렇듯 origin의 모습과 다른 형태로 전개되기도 하고, 그 전개는 새로운 타겟을 발굴하고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이번 시즌 피터젠슨 제품 룩북, 새로운 로고가 안정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출처: 피터젠슨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peterjensen.official)


한국의 피터젠슨은 The Ordinary Fantasy, 일상적 판타지를 보다 더 동심에 가깝게 해석하며 전개하고 있다. 이런 브랜드의 진화를 지켜보는 일이 즐겁고 기대되기도 한다. 


어느새 나보다 육아를 하는 주변에서 더 잘 알고 있는 피터젠슨. 엄마보다 아이가 직접 고르는, 그들 사이에서 바이럴이 일어나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구매자보다 사용자가 더 강력한 파워를 보이는 재미있는 브랜드 이기도 하다.


프로젝트 배경 및 프로젝트 과정에 대한 설명은 비핸스에 더 자세히 서술하였다. 

https://www.behance.net/gallery/187746073/The-Ordinary-Fantasy-PETER-JENSEN


매거진의 이전글 포르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시승기 2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