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10주년 불꽃축제 관람기
가진 것이 없어도 날 가득 채워주는
이 사람으로 다 된 것 같은
날 쓸모 있게 만들고
더욱 착해지게 만드는
한 번이라도 더 웃게 해주고 싶은 내 사람
김동률 - <내 사람 - https://www.youtube.com/watch?v=Mnb8bFC-AXo> 중
오늘은 여의도에서 BTS 10주년 불꽃 축제가 있었다. 매일 밤 하루의 마무리로 운동을 가는 집 앞 한강이 며칠 전부터 분주했는데 이동식 화장실과 간단한 주전부리를 조리할 것 같은 천막이 들어서더니 어제는 동선 안내 펜스와 안전 관리 테이핑이 설치되었다. 영문을 몰라 걸으며 모바일로 “6월 17일 한강 행사” 키워드를 검색해 보니 BTS의 10주년 기념 불꽃 축제 포스터가 떴다. ‘대단한 인파가 몰리겠네.’라는 생각이 들다가 순간, 작년 10월이 떠올랐고 순간 불안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늘 아침부터 오후까지 볼 일을 보고 집 근처로 강변북로로 진입하니 슬슬 정체가 시작되고 있었다. 코너를 돌아 차를 세우려고 단지에 진입하는데 한강으로 건너가는 육교 앞으로 평소 큰 행사에 동원되어 교통정리를 도와주시는 택시기사분들 외에, 보라색 조끼를 입은 풋풋한 언니들이 보였다. 육교 앞 가드 라인을 만들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오 저 체계적인 움직임은 뭘까?’ 곧 ARMY임을 알 수 있었다. 그들 역시 그들의 아티스트의 중요한 행사가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종료되길 원했을 거고 그 희망은 희망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져 실행되고 있었다. 연신 밝은 웃음과 표정으로 안내를 하고 있는 팬들의 얼굴을 보니 누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마음에 그치지 않고 선한 영향력이 되는 선순환을 실감했다. 전날 밤의 막연한 불안은 사라지고 따듯함이 채워지는 경험이었다. 누가 누굴 진심으로 좋아할 뿐인데 그 마음이 감동으로 전해진다니. 누군가를 사랑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노력한다고 했던가. 주로 나는 나의 연인에게도 그렇게 되질 못했고, 늘 더 나은 사랑을 바라기만 했던 것 같지만 참 사랑을 실천하는 건 저들이 아닌가 :)
역시 BTS, 팬들도 월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