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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K Jul 17. 2023

빙수 한 입, 꿀물 한 입

안티프리즈의 계절, 여름 간식 최강 조합

 여름도 여름도 너무 축축한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쨍쨍하다 어느새 구름을 드리우고 비를 쏟는 하늘을 보고 있자면 헛웃음이 날 정도다. 그래도 이제 우산장수 돈 많이 버셨으니 소금장수 생각도 해야 되지 않나 싶다. (소금 값이 올라 괜찮으시려나)


 그래도 여름이 즐거운 건 어쩔 수 없이 빙수의 계절이기 때문인데, 아이스크림보다 빙수를 좋아하는 건 직접적으로 0도씨에 가까운 얼음을 마음껏 퍼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최대한 빠르게 뇌까지 전달되어 띵- 해지는, 눈알 나오게 차가운 브레인 프리즈는 일순간 아찔하긴 해도 과연 여름의 맛이다.

*브레인 프리즈 -아이스크림이나 빙수 같은 차가운 빙과류, 또는 시원한 물이나 음료수를 한꺼번에 많이 먹을 경우 발생하는 일시적인 질환 중 하나. 흔히 '아이스크림 두통'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아이스크림 한꺼번에 많이 먹었을 때 발생하는 두통이다. 이것도 사람마다 달라서 찬 거 먹으면 바로 두통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차가운 걸 먹어도 멀쩡한 사람이 있다. 하버드대 의대의 한 연구에 따르면, 급격하게 차가운 물질이 유입되면서 뇌의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전대뇌동맥이라는 뇌혈관이 순간적으로 확장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물론 이 할미는 브레인 프리즈를 대비해 안티 프리즈! 언제나 빙수 옆엔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늘 같이 둔다. (현대아파트상가가 있을 땐 동빙고 + 커피빈 조합이 좋았다.) 빙수 한 입에 뜨아 한 입. 이 조합은 입 안을 냉탕 온탕 탕탕탕으로 만들어 무한 루프를 만든다. 목격한 사람 누구도 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서 안타깝지만 꼭 추천한다. (왜 애써 차갑게 만든 걸 다시 돌려놓는지 이해가 안된다는데 그 알싸한 잇몸 찌르르 느낌을 받으면 또 다시! 또 다시!를 외치게 된다.)


 이 조합의 힌트는 여름에 매미만 울면 어김없이 소환되는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은찬이 한테 얻었다. 차가운 걸 먹는 한결이 할머니에게 뜨거운 꿀물을 사다 준다. 3분 30초 (https://www.youtube.com/watch?v=ehAgQZFq0D8&list=PLf-7yiu1UQV0RgKeZrMmLcjG8n1K0Rkop&index=36) 은찬이와는 달리 나는 입이 너무 달어서 뜨아를 선호한다.

다시 봐도 귀여운 장면.




오늘은 가볍게 빙수 한 사발에, 검정치마 노래도 흥얼거려 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PGADim6UzHE



우린 오래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하늘에선 비만 내렸어 뼛 속까지 다 젖었어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서도 볼 수 없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낯익은 거리들이 거울처럼 반짝여도

네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닷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숨이 막힐 거 같이 차가웠던 공기 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 있어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닷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 어떡해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우우우우우우우



클럽 빵에서 이걸 듣고 마음이 얼어붙었던 순간이 떠오른다.

이 노랠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 다행인 인생이야.

(여러분 백예린 전에 조휴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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