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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K Aug 02. 2023

자연 그대로 비춰내는 삶

몽골의 훕스골에서 느끼는 대자연




몽골의 훕스골에 와 있다. 하늘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호수가 인상적인 곳이다. 


 오늘 같이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내가 몽골에, 다소 더 내륙으로 들어오는 훕스골 같은 곳에 처음 태어나 이곳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어떨까? 그래도 대자연에 이런 극적 감흥이 있을까?

말과 야크를 돌보는 일을 하루의 시작으로, 5살 이전에 말을 타는 법을 누구나 배우고, 말의 길과 사람의 길이 크게 구분되지 않으며, 풀만 뜯어먹는 말의 똥이 그다지 더러울 일이 아니라는 것부터 가치판단에 대한 편향된 학습이나 경험이 없이 살아가는 삶. 경쟁에 되도록 노출될 일이 없고, 스트레스로 인해 음식을 갈망하게 되는 것이 아닌, 배가 고프면 음식을 함께 지어먹는 삶. 물웅덩이 패인 길은 메꾸려고 하기보다, 그대로 두고 요령껏 지혜를 발휘해서 넘어가는 삶.


어쩌면 이게 더 자연스러운 삶인지도 모른다. 이곳에서의 며칠을 감동하며 보내고, 얼마의 시간을 지나자 어렵지 않게 내 모습이 보인다. 문득 이곳에 절절히 감동하고 있는 나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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