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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K Aug 17. 2023

8칸 한문공책을 다시 만나다.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 복습

 요새 여기저기 서예공부를 하고 있다고 소문내고 있다. 2달 남짓의 공부로 몇십 년 선배들 틈에 끼어 전시도 했다. 


 태산각석이라는 진나라 진시황의 업적을 담은 비석의 글씨를 첫 교보재로 시작했다. 엊그제 책 한 권이 마무리되었는데 몰아쳐서 다 썼더니 꾸준히 해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사실 지난 일주일 내에 우다다다 써낸 것에 가깝다. 다음 책을 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는데, 선배님과 고민을 나누다 복습을 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쿠팡에 붓펜 하나와 8칸 한문공책을 주문했다. 아무래도 크게 크게 전지에 쓰다 보니 손에 잡히는 느낌이 없어, 쓴 글씨를 다시 외우고 연습하자는 느낌으로 8칸 공책에 가능하면 크게 써보자는 마음이었다. (10칸도 있었으나 8칸을 산 이유다.) 다시 붓펜으로 공책에 담고 다시 뜻과 소리를 달아보니 머리에 남은 글자가 몇 없다. 이 작업으로 오전 시간을 훌쩍 보냈다. 


 의식하고 있는 한 <복습>의 과정이 실로 오랜만이었다. 뇌의 표면에 위태롭게 붙어있던 글자들을 꾹꾹 눌러 안쪽으로 밀어 넣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공책을 채우면서 쓰는 순서가 궁금한 몇몇 글자가 있어 동영상도 찾아보았는데 역시 유튜브엔 친절하게 태산각석 전문을 따라 쓸 수 있게 되어있는 영상이 있었다. 보니 역시 중요한 건 '속도'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여유 있고 신중하게 써야 붓이 마음 가는 대로 간다. 여러가지를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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