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도 "괜찮다."
8월의 마지막 글은
17년 10월 27일 손글씨로 꾹꾹 눌러써 전해주어 깊은 위로가 된 시를 필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돌아보면 그 시간은 전부 슬픔에 정수리까지 잠겨 찰랑 거리던 때다.
그곳을 나오고 나서야,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에야 그때 얼마나 잠겨있었는지 가늠이 되었다.
괜찮다.
화를 낸다고 해결할 수 없겠지만
화를 내어도 괜찮다.
슬픔에 잠겨 있다고 나아지진 않겠지만
슬퍼해도 괜찮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울어도 괜찮다.
화창한 날에도, 비가 오는 날에도
세상은 회색빛을 띠고
한걸음 한걸음에 눈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질 것만 같을 것이다.
지금 바닥에 떨어지는 너의 눈물은
피어날 용기의 씨앗에게 주는 거름이 될 것이다.
그러니 화를 내도 괜찮다.
슬퍼해도 괜찮다.
울어도 괜찮다.
후회해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
절망해도 괜찮다.
우리는 언제나 후회하고 실수한다.
절망 속에서 무기력해 봤기에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넘어져도 괜찮다.
당신이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내 두 손을 건네줄 것이다.
받은 이에게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의 어리석음을, 분노를, 미성숙함을 판단 없이 그저 받아들여주었던 일에 대해 마음 깊이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 사랑과 넓은 마음으로부터의 거름을 먹고 이렇게 다시 건강해질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매 순간 어리석게 상처를 남기고 또 이기적으로 굴었겠지만. 이 마음을 양분으로 치유한 나의 마음이 누군가를 또 살게 하는 힘이 되기를, 그런 순환의 힘을 믿는다.